매일신문

‘마음의 병’ 앓는 아이들 확 늘었다…대구서 4년 만에 47% 증가

아동 100명 중 3명 정신질환 치료…청소년은 6명 달해
"영유아기 주양육자와 애착 형성 불충분이 원인"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이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구 지역 비영리 민간단체인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분석, 최근 4년 간 대구에서 아동·청소년 정신질환자 수가 47% 늘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ADHD(주의력결핍장애)를 포함하는 운동과다장애, 우울증, 불안증세, 조현병 등 39개 항목에 걸쳐 아동·청소년 정신질환자 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구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0~9세)의 숫자는 2018년 3천558명에서 지난해 5천378명으로 51.2% 증가했다.

청소년(10~19세)도 같은 기간 9천175명에서 1만3천308명으로 4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아동 100명 당 환자 수는 2018년 1.8명에서 지난해 3.31명으로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청소년도 같은 기간 3.59명에서 6.11명으로 70% 증가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숫자.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제공.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숫자.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제공.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증가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전국 아동 정신질환자 수는 2018년 6만3천405명에서 지난해 9만4천286명으로 48.7% 증가했다. 청소년 환자 역시 같은 기간 14만8천119명에서 22만1천455명으로 49.5% 늘었다.

이처럼 정신질환을 앓는 아동·청소년이 급격하게 증가한 원인으로는 영·유아기에 주 양육자와 애착 형성이 부족하고, 부적절하게 형성된 '애착장애'가 원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송유미 연구소장은 "적어도 생후 만 36개월까지는 주 양육자의 충분한 돌봄을 받아야 애착 관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면서 "부모가 자녀의 양육 과정에 대해 무지하고, 일부에서 양육 기피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마음의 병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묻지마 범죄(이상동기범죄)와 은둔형 외톨이, 집단 따돌림, 교권 침해 등 청소년 사이에 각종 사회문제가 만연한 점도 정신질환 급증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송 소장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통계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라며 "병을 앓게 된 개인적·사회적 요인을 모두 깊이 들여다보고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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