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동훈 활용법 Vs. 억울한 송영길…한국 경제 성적표 [석민의News픽]

◆송영길, 너무 원통한 이유…운동권 범죄자 모임, 민주당 총선 후보 3명 중 1명 전과자?
◆'아바타' 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의 도전…낡은 정치 갈아엎고 새로운 정치의 문 여나?
◆핵 보유국 북한 Vs. 대책 없던 한국…경제 폭망 프레임 Vs. OECD 올해 경제 성적 2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사회복지사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사회복지사

◆송영길, 너무 원통한 이유…운동권 범죄자 모임, 민주당 총선 후보 3명 중 1명 전과자?

86 운동권 출신 송영길 전 민주당(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민주당 쩐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람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바로 그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부장판사입니다.

유 판사는 송 전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당 대표 경선 관련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며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고 했습니다. 유 판사는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서는 "이 대표의 위증 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특히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을 감안할 때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현직 대표냐 전직 대표냐에 따라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송 전 대표가 '당내 잔치인 전당대회에서 돈 좀 뿌렸다고 검찰이 이토록 가혹하게 수사하다니 억울하다'는 취지의 반발을 하는 것이 조금은 이해되는 듯도 합니다. 타락할만큼 타락한 민주당 운동권의 도덕성을 감안할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의 반응이 기막힙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19일 "송 전 대표는 지금은 탈당해 개인의 몸이다. (구속된 것에 대해) 민주당에서 공식 입장은 없다"고 했습니다. 전직 당대표가 다른 곳도 아닌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돈을 뿌린 것이 틀통나 구속됐는데도 민주당은 '남의 일'이라고 우기고 있는 셈입니다.

조만간 20여 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돈봉투를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어도 계속 남의 일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솔직히 송 전 대표의 범죄 혐의는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범죄 혐의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입니다.

이날 친명(친이재명) 외곽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정의찬 당대표 특보가 민간인 고문 치사 논란으로 최근 공천 적격 판정이 번복된 것과 관련, "정치 신인에게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면서 반발했습니다. 이들은 법원에서 고문치사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 특보에게 운동권(한총련) 출신이란 이유로 민주당 총선 공천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상식적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친명 조직의 억지스런 주장에도 나름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또 다른 운동권(전대협) 출신 범죄자들이 지금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금배지를 달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이광재(뇌물죄)·기동민(고가 양복 수뢰)·송갑석(공천 장사 의혹)·정청래(미 문화원 방화)·이학영(강도 상해) 등 86 운동권 출신들의 비리 논란을 실명으로 거론했습니다.

그래서 고문치사 유죄 판결을 받은 정의찬 이재명대표 특보는 물론이고, 과거 성추행 사건이 불거져 광주 광산구청장 선거 출마를 포기했던 강위원 이재명대표 특보 등도 '당연히' 민주당 국회의원 예비 후보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 세 사람 중 한 명이 전과자라는 뉴스가 오보가 아닌 '사실'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친명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 또 다른 화제의 인물로 이경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유미 판사는 15일 보복운전(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대변인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이 전 부대변인은 "대리 기사가 운전했다" "밤 10시에 여성 운전자가 무서워서 누구인지 알고 보복운전을 하겠느냐"면서 혐의를 강력 부인했지만, 법원은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이 전 부대변인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쯤되면 이 전 부대변인 역시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의 훌륭한 자질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검증위원회는 20일 '부적격'으로 의결했습니다. 참으로 민주당스럽지 못한 유창훈스러운 결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최강욱 전 의원의'암컷 발언'을 옹호해 논란을 일으켰던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6일 민주당 총선 후보자 적격 판정을 받은 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아바타' 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의 도전…낡은 정치 갈아엎고 새로운 정치의 문 여나?

이번 주 가장 뜨거운 인물은 조만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한동훈 전 법무장관입니다. 한 위원장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한 위원장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합니다. 영화 제목 '아바타'로 널리 알려진 탓에, 아바타라고 하면 '가상 현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는 캐릭터'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바타는 우리 말의 '꼭두각시'와 유사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될 가능성에 대해 한 위원장은 "누구를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사실로 보입니다. 얼핏 봐도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완전히 다른 캐릭터입니다. 윤 대통령이 다소 '촌스럽고 우직한 돌쇠' 스타일이라면, 한 위원장은 '세련되면서 다소 쌀쌀맞은 느낌이 드는 도시 남자' 스타일입니다.

통상 스타일이 다르면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아끼고 키운 것은 한 위원장의 능력이 뛰어난 것도 한 원인이지만, 윤 대통령의 '통'이 큰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합니다. 한 위원장에게 윤 대통령의 스타일에 맞추도록 강요하지 않고 "니 쪼대로(생각대로, 스타일대로) 해라"과 놔 둔 것이 서로 간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한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함께 일을 하면서도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하는 관계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원래 '아바타'는 인도 신화에서 신(神)이 세상에 내려올 때 나타나는 여러가지 모습, 즉 화신(化身)을 의미합니다. 특히 세상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화신하는 비슈누 신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설명입니다. 과찬(過讚)이 될 수 있지만, 한 위원장이 원래적 의미의 아바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국민의힘이 여러 논란 속에서 한 위원장을 추대한 것은 '혼돈 속의 세상을 구제'하는 중심 역할을 해달라는 뜻이 숨어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 위원장은 21일 법무장관 이임식에서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었다. 그리고 이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비대위원장 수락 이유에 대해서는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면…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 용기와 헌신으로 해내겠다. 국민의힘을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비대위원장 자리는 '독이 든 성배'와 다름 없습니다. 뛰어난 지도자만이 새로운 세상을 열게 됩니다.

20일 국힘 상임고문단 회의는 이런 마음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유흥수 고문은 "'당이 지금 이순신 장군 상황처럼 배가 열두 척만 남은 상황인데 한 장관을 아낄 게 뭐 있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고, 최병국 고문은 "검사 출신 정치인을 또 내세우는 데 대한 좋지 않은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한 장관이 충분히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카드는 확실히 가장 강력해 보입니다. 야권은 여권의 가장 약한 고리로 '김건희 여사'를 노리고 있습니다. 대선 당시 '줄리 논란'이 총선에서는 '김건희 특검'으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대선 때 '윤석열 커피 공작'이 총선을 앞두고 '명품백 공작'으로 재연되고 있습니다. 여권에서는 고의적이든 무능해서이든 방치해온 느낌이 있습니다.

한 위원장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이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 다만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다. 국민의 정당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정답입니다. 야권의 김건희 특검법은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고,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는 독소조항이 있습니다. 정치 공작적 발상에서 나온 악법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관련 의혹 또한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합니다.

명품 가방 논란에 대해서, 한 위원장은 "일단 몰카 공작이라는 건 맞지 않느냐. 몰카 공작의 당사자인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고발했던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진행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법과 원칙에 따르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한 위원장은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하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법과 원칙, 정의와 상식에 따라 국민과 함께하면 역사의 혁명이 됩니다.

북한은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단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단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핵 보유국 북한 Vs. 대책 없던 한국…경제 폭망 프레임 Vs. OECD 올해 경제 성적 2위

북한이 17일 밤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18일 아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습니다. 단거리 미사일은 한국·일본을 겨냥한 것이고, ICBM은 미국을 향한 시위로 해석됩니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전반적인 비행 특성이 지난 7월과 유사해 보인다.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북한이 화성-18형의 고체연료 추진 시스템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 미사일과 달리, 발사 준비 시간이 대단히 짧아 기습 도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의 핵 도발 위협이 더욱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합참(합동참모본부)은 북한 ICBM의 비행시간과 최고 고도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본 방위성은 오전 9시 30분쯤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서쪽 약 250㎞ 동해상에 낙하(73분간 비행) 했고, 최고 고도는 6000㎞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탄두 무게에 따라 정상 각도로 발사한다면 사거리는 1만5000㎞ 이상으로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중국을 방문 중인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중국은 또 신장 위구르자치구 뤄부포호 핵실험장에 시설을 확장하는 등 27년간 중단했던 핵실험을 재개하는 준비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초록은 동색입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보듯, 전쟁은 예상치 못한 시점에 갑자기 터집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보고 있듯이, 스스로 자신을 지킬 힘이 없는 약소국이 우방국의 지원에 기대어 살아남기란 너무나 힘겹고 비참합니다. 아무리 한-미-일 안보 동맹이 튼튼하다고 하더라도 우리 스스로의 힘을 확실히 키우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합니다. 미국이 무조건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입니다.

내년 8월 한미 연합 연습인 '을지자유의방패' 연습 때 처음으로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상정한 핵 작전 시나리오 훈련을 하기로 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 공격 시 공동 대응에 대한 총체적 지침을 담은 핵 전략 기획·운용 가이드라인을 내년 중 완성하기로 했습니다. 핵 위기 시 한미 정상이 즉각 통화할 수 있는 '휴대용 핵 핫라인'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모두가 미래형이라는 점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지 언젠데 아직 북한의 핵 사용을 전제로 한 훈련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고 충격적입니다. 국가의 직무유기도 이 정도면 '반역적' 수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북한의 핵 사용을 상정한 시나리오를 한미 연합 훈련과 정부 을지연습에 포함시켜 실시토록 지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해 8월 실시된 한미 연합 을지연습 때에도 이런 시나리오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와 군부 내에 종북(從北) 세력이 암약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대통령으로부터 군 수뇌부와 안보실 고위 관계자들이 질책을 받고 일부 안보 라인 인사 교체로까지 이어졌다고 하지만 정말 뿌리가 뽑혔는 지는 알지 못합니다.

민주당 등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는 핵심 포인트 중 하나는 '경제 폭망 프레임'입니다. 실제로 국민들은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로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관적 고통 지수가 크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지금 겪는 경제적 고통은 전 세계인이 모두 당하고 있는 어려움 입니다. 우리나라의 객관적인 경제 상황이 궁금해집니다.

영국의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적표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2위로 평가했습니다. 그냥 감(感)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근원물가상승률 ▷인플레이션 폭 ▷국내총생산 성장률 ▷고용 증가율 ▷주식시장 등의 지표를 종합한 결과입니다. 1위는 그리스이고, 3위 미국, 4위 이스라엘, 5위 룩셈부르크 등이었습니다. '올해 한국인의 삶이 힘겹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보다는 낫다'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큰 위로가 되지 못하더라도 때로는 '진실'을 직시(直視)하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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