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노량' 쿠키 영상 보셨나요? "다 나가고 남은 관객 3명만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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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이순신(배우 김윤석 분), 명대사 패러디 문구 합성. 네이버 영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시리즈 3부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가 12월 20일 개봉해 일일 관객 수 1위 행진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영화 내지는 시리즈 전체의 진짜 엔딩이라고도 볼 수 있는 '쿠키 영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관객 상당수의 영화 관람 습관인 '자막(엔딩롤, 클로징 크레딧,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밖으로 나가기'를 실행할 경우 볼 수 없는 콘텐츠이고, 엔딩롤이 상당 부분 올라갔는데도 쿠키 영상이 나오지 않자 참지 못하고 상영관 밖으로 나와 버린 일부 관객 역시 "그런 게 있었어?"라며 아쉬움을 토로할 콘텐츠다.

실제로 기자는 22일 낮 대구의 한 극장에서 노량을 관람한 후 쿠키 영상이 나올 때, 기자를 포함해 단 3명만 객석에 남은 상황을 목격했다.

나머지 수십명은 영화를 보기 위해 낸 티켓값 일부를 버린 셈이다. 다른 영화들의 경우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흥미 위주의 가벼운 쿠키 영상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노량은 쿠키 영상의 무게감이 상당해 이를 안 볼 경우 버리게 되는 티켓 액수도 꽤 된다고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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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극 중 장면. 네이버 영화

▶배우 김윤석이 이순신을 맡은 노량은 2014년 '명량(최민식 주연)', 2022년 '한산: 용의 출현(박해일 주연)'에 이은 이순신 시리즈 3부작 마지막 작품이다.

수요일이었던 지난 12월 20일 개봉 21만5천566명의 관객을 모으며 일일 관객 수 1위를 차지했다. 앞서 28일 동안 1위를 차지한 '서울의 봄'은 같은날 10만351명의 관객을 모으며 개봉 29일째에 2위로 밀려났다.

노량의 첫날 21만5천566명 기록은 서울의 봄이 같은 수요일이었던 지난 11월 22일 20만3천813명 관객 수를 기록한 것에 비해 1만1천여명 많았다.

이어 2일차 기록을 비교해보면 노량이 12월 21일 17만144명을 기록했고, 서울의 봄은 11월 23일 17만9천84명을 기록했다.

같은 17만명대로 엇비슷하다고 평가할 수도, 최근 지속된 전국적 혹한의 날씨를 감안하면 오히려 서울의 봄을 소폭 넘어서는 관심을 얻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수치.

이어 서울의 봄은 개봉 3일차이자 관객이 몰리기 시작하는 '준주말' 금요일이었던 11월 24일 일일 관객 수 27만4천611명을 기록했는데, 노량이 개봉 후 처음 맞는 금요일인 12월 22일 그와 비슷한 수준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현재 천만영화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서울의 봄과 닮은꼴 흥행 가도를 전망하게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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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극 중 장면. 네이버 영화

▶이같은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매개로 온라인에서는 노량의 쿠키 영상에 대한 많은 궁금증도 나타나고 있다.

애초 시리즈 첫 작품 명량과 두번째 작품 한산에는 쿠키 영상이 배치되지 않았다.

이에 '어벤져스' 등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 대작 영화들에서 '당연하게' 쿠키 영상을 즐겨왔던 관객들이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고, 한산의 경우 편집돼 잘려나갔지만 제작사가 유튜브로 따로 공개한 '이순신 장군이 출정 전 어머니로부터 밥상을 받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 '김한민 감독이 권율 장군을 연기한 장면' 등이 쿠키 영상으로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반응이 일부 관객들로부터 나온 바 있다.

이같은 반응을 의식한듯, 한산 개봉 후 21분15초 분량을 추가한 감독 확장판인 '한산 리덕스'에는 3부 노량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쿠키 영상이 담겨 호응이 이어졌다.

이어 마지막 작품인 노량에는 이 작품은 물론, 시리즈 전체를 매듭 짓는 뉘앙스의 쿠키 영상이 삽입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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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극 중 장면. 네이버 영화

▶쿠키 영상은 엔딩 직후나 엔딩롤이 올라가다 중간쯤 나오는 경우가 많다. 즉, '잠시만' 기다리면 볼 수 있다. 이에 상영관을 나서던 관객들이 다시 발길을 돌려 관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노량의 경우 엔딩롤이 완전히 다 올라가야 쿠키 영상이 등장한다. 다른 영화의 엔딩롤이었다면 극장 스태프가 뒷정리를 위해 내부 불을 켜려는 순간쯤, 갑자기 나온다. 영화가 정말 끝났는지 의심 또 의심해야 한다. 일부 극장에서는 쿠키 영상이 나오기도 전에 스태프들이 내부 불을 켜고 뒷정리에 나섰다는 제보도 있다.

이를 두고는 영화 제작을 위해 힘 쓴 배우와 스태프 등 제작진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맥락도 엿보인다. 특히 노량은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니 더욱 짙게 추정되는 의도이다.

다만, 다음 일정 때문에 바쁘거나 긴 시간 관람 탓에 화장실 볼 일이 급한 등의 사정이 있다면, 이를 쉬이 기다리기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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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극 중 장면. 네이버 영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는 노량의 쿠키 영상 내용은 노량해전 내지는 7년 간 이어진 임진왜란·정유재란의 후일담으로 볼 수도, 앞서 한산 리덕스의 쿠키 영상이 한산도대첩과 노량해전을 연결한 것처럼 노량해전과 그 이후를 연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일부 관객들은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아는 이순신 장군의 최후에 더해, 꽤 진중한 메시지를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 던진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쿠키 영상에는 전작들과 노량에 나온 배우들, 그리고 쿠키 영상만을 위해 출연한 유명 배우가 어우러져 등장한다. 노량 극 중 언급된 한 상징적 소재에 대해 재차 의미를 부여하는 내용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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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포스터.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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