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행자가 생방송 중 화장 지웠다…"영원한 젊음은 불가능"

스페인의 배우이자 방송 진행자인 소냐 페레르가 지난 4일 생방송 중 화장을 지우는 모습. 소냐 페레르 SNS 캡처
스페인의 배우이자 방송 진행자인 소냐 페레르가 지난 4일 생방송 중 화장을 지우는 모습. 소냐 페레르 SNS 캡처

스페인의 한 TV 프로그램 여성 진행자가 생방송 도중 물티슈를 꺼내 스스로 화장을 지웠다. 여성들이 젊어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해방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여성 잡지 마담 피가로에 따르면 스페인 배우이자 TV 프로 진행자인 소냐 페레르는 섀도와 마스카라 등 눈화장부터 지우면서 "화장하지 않으면 우린 정말 달라보인다"고 말했다.그는 "우리는 많이 변한다. 이건 현실이다"라며 "저는 26세가 아닌 46세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흐르지만, 동시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사진) 필터와 미용 수술, 심지어 미성년자에게도" 이런 압박이 가해지는 것이 "정말 무섭다"면서 "화장, 패션, 아름다움의 희생자가 아니라 인공적이지 않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러움, 자기 수용을 주장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페레르가 이런 일을 한 것은 맨얼굴로 대중 앞에 나선 여배우 패멀라 앤더슨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페레르는 방송 이후 자신의 SNS에 "패멀라 앤더슨은 화장기 없는 얼굴로 레드카펫을 밟으며 영원한 젊음을 추구하는 건 불가능하고 지치는 일이라고 말한다"며 "더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나는 20년 전보다 지금의 나를 훨씬 더 사랑한다"고 적었다.

패멀라 앤더슨은 지난 9월 파리 패션위크에 이어 이달 영국에서 열린 패션 어워드에도 화장하지 않은 얼굴로 참석했다. 앤더슨은 언론 인터뷰에서 화장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자유롭고, 재미있고, 조금 반항적인 듯하다"며 "그저 모든 소녀를 위해 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화장하는 것에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지난 4일 영국 패션 어워드에 참석한 패멀라 앤더슨. 화장을 지우자 온화한 표정이 드러났다. EPA=연합뉴스
지난 4일 영국 패션 어워드에 참석한 패멀라 앤더슨. 화장을 지우자 온화한 표정이 드러났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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