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찾은 대구 서구 비산6동 문화로커뮤니티센터 창문에는 '소방관 진입창'을 알리는 붉은색 역삼각형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신축 건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 스티커는 화재 발생 시 소방관이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창문 위치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 창에는 소방관이 쉽게 창문을 깰 수 있도록 타격 지점을 알려주는 '타격점' 스티커가 없었다. 이 건물은 지상 2층으로 소방관 진입창 설치 및 타격점 표 스티커 부착 대상이다.
화재 발생 시 소방관이 건물 내부로 진입할 수 있게 '소방관 진입창'을 만들고 안내 스티커를 붙이도록 의무화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실제 관리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 진입창은 29명이 숨진 2017년 12월 충북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소방관들의 건물 내부 진입이 늦어지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는 2019년 4월 건축법을 개정, 2~11층 신축 건축물에 소방관 진입창 설치를 의무화했다.
소방관 진입창은 소방차 진입로를 마주하는 면에 폭 90㎝이상, 높이 1.2m 이상으로 설치하고, 지름 20㎝ 이상 역삼각형 모양의 식별 표식을 해야 한다. 또한 창문의 한쪽 모서리엔 타격 지점을 지름 3㎝ 이상의 원형으로 표시해야 한다.
소방관 진입창 설치가 의무화된 건물은 대구에서만 3천597곳에 이른다. 그러나 대구시내 각 구·군은 지역 내 설치 대상 건물에 실제 소방관 진입창과 식별 스티커가 설치됐는지 현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구‧군에서는 준공 승인 과정에서도 '소방관 진입창' 미설치를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의 경우 지난 4월 대구시 감사에서 건축 허가 및 건축 신고를 신청한 건물 5곳의 설계도면에 소방관 진입창이 표시되지 않았는데도 허가를 내 준 것으로 드러나 '시정요구' 조치를 받았다.
지난달 28일 대구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식별 스티커 미부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주한 서구의회 의원은 "서구에 올해만 해도 크고 작은 화재가 많았다. 소방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이러한 기준들을 준수할 수 있도록 시정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구의원은 "소방관 진입창은 긴급 화재 시 진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생명을 살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며 "준공 허가 시에 진입창 설치와 스티커 부착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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