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기초의원이 연말을 맞아 구청 간부들에게 장난기 넘치는 상장을 돌렸다가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24일 수성구청과 수성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14일쯤 수성구의회 남정호 구의원(사회복지위원장)이 사회복지위원회 소관 부서인 문화교육국·복지국 소속 과장 10명에게 '상장'을 만들어 직접 건넸다.
상장 제목은 '어이 없는 과장상'이었지만 내용은 달랐다. 상장에는 '평소 구의회와 적극적인 소통으로 인해 직원들의 원성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구의회 의원들과 교류가 활발해서 원성이 자자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돈독하게 해줘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목과 다른 엉뚱한 내용에 대부분 웃고 지나가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사회복지위원회 소관 부서의 A과장은 "평소에도 워낙 위트 있는 분이라 직원들과 한바탕 재밌게 웃고 갔다"고 말했다.
B과장은 "상장을 받고 처음엔 당황했다"면서도 "남 구의원이 위트있고 장난기 있다는 사실을 알고 평소에도 재미있게 대해주던 분이라 박수치고 잠깐 웃고 끝났다"면서 "한 해 동안 고생했다고 격려하러 온 건데 괜히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해하지만 농담이 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행정자치위원회 소관 부서의 한 과장은 "아무리 농담이라고 해도 기분 좋은 사람만 있을 순 없지 않겠나"라며 "초선 의원이다 보니 언행에 좀 과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수성문화재단 인사채용과 관련해 구의회와 구청 간에 공방이 이어지고, 갈등의 골도 깊어지면서 등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수성구청 한 간부 공무원은 "재단의 직원 채용 의혹과 관련해 소관부서에서 자료 제출이나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구의원들이 자존심을 다쳤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어이 없는 과장상'을 직접 만들어 돌린 남정호 구의원은 "경솔한 행동이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과장님들에게 따로 사과 문자도 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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