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이라며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장 전에 큰소리를 치던 더불어민주당이 막상 여론이 호의적이자 공세로 전환하는 등 당황하고 있다. 정치 경험이 없는 검사 출신이 곧바로 여당 총선 사령탑이 돼 위기를 돌파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그들의 기대와 달리 '세대교체론'까지 제기하는 등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 비대위원장 지명자의 내공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그것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준석 전 대표의 내공이라고 해봤자 26세에 박근혜 비대위에 깜짝 발탁된 '박근혜 키즈'로 정치권에 진입했으나 '마이너스 3선'이라는 꼬리표만 남아 있을 정도의 초라한 성적표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치평론가'로 쉬지 않고 방송에 출연, 특유의 입담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다가 정권 교체를 원하는 국민들과 국민의힘 당원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이준석을 당 대표로 선택하는 모험을 한 것이다. 그것을 자신의 자산으로 착각한 것이 그의 패착이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돼 재선하고 이어 경기도지사를 거쳐 여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고, 낙선 후 국회의원 당선 및 제1야당 대표직까지 거머쥔 이재명 대표의 13년 정치 경력은 성공의 연속이었다. 비록 그는 '사이다 발언'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었으나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고 사과와 겸손의 미덕과는 거리가 있는 스타일이다. 특히 지방자치를 하면서 갖가지 토착 비리 혐의들이 제기됐고, 이후 대선에 출마하고 중앙 정치 무대에 등장하면서 그가 축적한 내공의 실체가 악업(?)의 적폐임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대장동·위례·백현동 특혜 개발 혐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기소된 그는 매주 2, 3차례 재판을 받고 있다. 그의 정치 내공은 처벌받지 않은 악행의 총화인 셈이다.
#한동훈 지명자는 외환은행 론스타 헐값 매각과 SK 분식회계, 국정 농단 등 굵직굵직한 대형 사건들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공공선을 위해 일해 오며 23년 특수통 검사로서의 실적을 쌓아 왔다. '피고인과 검사 그리고 정치 낭인' 간 내공의 차이가 총선 정국에 어떻게 투영될지 지켜보는 맛이 쏠쏠하겠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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