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전쟁과 테러로 피로 물든 성탄절을 맞았다. 이스라엘은 성탄전야에 가자지구를 폭격했고 전쟁 2년째인 우크라이나에서도 포성이 지속됐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곳곳에선 테러 공포로 불안에 떨고 있다. 예수의 고향 베들레헴에선 성탄절 기념행사가 처음 취소됐다.
이스라엘군은 성탄절에 공격 강도를 더욱 높였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24일(현지시간) 알 마가지 난민캠프를 공습해 최소 7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자 보건부 아시라프 알쿠드라 대변인은 이번 공습이 주거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많은 가족들이 그곳에 살고 있었던 만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공습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전쟁으로 매우 큰 대가를 치르고 있음에도 계속 싸우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전쟁이 시작된 후 두 번째 성탄절을 맞은 우크라이나에서도 포성이 지속됐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는 러시아 포격으로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으며 주택과 의료시설, 가스관 등이 파괴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르키우 지역의 20개 마을에도 포격을 가했고, 미콜라이우, 키로보흐라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흐멜니츠키, 자포리자 지역도 드론으로 공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어둠은 질 것이고, 악은 패배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거듭 다졌다.
유럽 곳곳은 테러 공포로 떨고 있다. 독일 경찰은 이슬람 단체들이 크리스마스이브나 올해 마지막 날에 관광명소인 쾰른 대성당을 공격할 것이라는 '위험 경고'를 접수하고 23일 성당 수색한데 이어 24일에는 성당의 모든 예배 방문객을 상대로 보안 검색을 실시했다.
프랑스 내무부도 경찰에 "크리스마스 축제에 모일 기독교 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의 교회에서 존재감을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경찰도 "연휴 동안 오스트리아에서 위험이 증가했기 때문에 기독교 행사에서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슬로바키아에서는 14명이 사망한 체코 프라하 카렐대 총기 난사 사건을 모방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경찰이 한때 긴장했다. 프라하 공항에서는 영어를 쓰는 남자가 경찰에 전화를 걸어 "공항에 폭탄 5개가 설치돼 있다"고 말한 후 승객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뉴욕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학살 속에서 평소와 같은 크리스마스는 없다"고 외쳤다. 시카고에서는 시위대 차량 행렬이 고속도로와 오헤어 공항 입구를 일시적으로 막기도 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절 전야인 24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며 예수의 땅인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진 전쟁을 애통해했다.
란치스코 교황은 "오늘 밤 우리의 마음은 평화의 왕이 헛된 전쟁 논리에 의해 다시 한번 거부당하는 베들레헴에 있다"며 "오늘날에도 그분은 이 세상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은 힘의 과시를 통해 위에서부터 불의를 없애는 게 아니라 아래서부터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불의를 없애신다"면서 평화를 호소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낙연 "민주당, 아무리 봐도 비정상…당대표 바꿔도 여러번 바꿨을 것"
'국민 2만명 모금 제작' 박정희 동상…경북도청 천년숲광장서 제막
박지원 "특검은 '최고 통치권자' 김건희 여사가 결심해야 결정"
일반의로 돌아오는 사직 전공의들…의료 정상화 신호 vs 기형적 구조 확대
TK신공항, 공영개발 사업비 조달 근거 마련…"지방채 한도액 초과 발행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