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질환이란 부적절한 자세와 반복적인 동작 혹은 부상에 의해 뼈, 인대, 근육 및 관절에 나타나는 질환군인데 대표적으로 관절염, 경추, 요추 디스크 질환, 오십견, 통풍, 골절 질환 등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허리 통증으로 병·의원을 찾은 사람이 556만여명에 달하고, 가장 많이 입원하는 병 10개 중 3가지가 허리, 어깨 등 근골격계 질환이었다. 1990년대 이후 컴퓨터 보급 등으로 '거북목'이 현대인들의 표준적 자세가 됐고, 2010년대 들어서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작아진 화면의 크기 만큼 고개가 점점 밑으로 쏟아지면서 목의 디스크 질환이나 경추성 두통, 어깨 통증같은 근골격계 질환은 현대인들의 고질병이 되어 버렸다.
◆코로나19 이후 더 늘어난 근골격계 질환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간 이후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숫자는 더 늘어났다. 김동혁 대구가톨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오십견'이라 불리는 동결건과 통풍의 발생률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코로나19 기간동안 많이 움직이지 않고 고기, 당류 등 퓨린이 많은 음식 등을 많이 먹은 게 그 원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관절이 굳고 인대와 수축성 구조물인 근육과 건이 약해져서 가장 약한 곳 부터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늘어난다. 김 교수는 "인간도 움직이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으면 쇠붙이에 녹이 스는 것처럼 근골격계 위축에 따른 변화를 겪게 된다"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식당으로 가는 노력마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비만과 같은 질환을 앓게 되고 이는 근골격계 질환의 증가로 이어지기까지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한 번 다치면 낫기 어려운 곳들
일단 목 허리 팔 다리등이 아프면 근골격계에 문제가 생긴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한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그 통증의 원인을 스스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근골격계는 크게 나누어 보면 뼈와 뼈를 잇는 관절, 관절을 둘러 싸거나 뼈끼리 연결되는 인대, 뼈를 움직이는 근육과 그 근육이 뼈에 붙는 구조물인 건 그리고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신경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각의 구조물에 손상이 오면 통증을 느낄 수 있는데 환자 스스로가 어디가 다쳤는지 알아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뼈와 뼈가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움직일때 생기는 통증은 관절통으로 생각할 수 있고 뼈와 뼈가 멀어지는 방향으로 관절이 움직일 때 느껴지는 통증은 인대에서 느껴지는 통증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근육이 늘어날 때 느껴지는 통증은 건에서 느껴지는 통증일 수 있고 특정 자세나 압박에서 느껴지는 저릿한 통증은 신경계에 생긴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인대와 건의 손상은 조직의 특성상 한번 손상되면 치유의 속도가 늦으므로 상당기간을 고통속에 보내기쉽다.
◆ 미리 대처해야 회복도 빨라
김 교수는 "근골격계 질환은 그늘이 필요하기 전 나무를 미리 심는 마음으로 미리 대처해야 회복도 빠르다"고 말한다. 증상을 느꼈다면 생각보다 훨씬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기능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근골격계 질환에서 멀어지는 방법으로 자신의 몸이 보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면 어딘가 찌뿌둥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그런데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 이를 제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쉬운 방법으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기지개라도 펴서 몸을 움직여보는 게 중요하다.
자주 움직인다고 해서 근골격계 질환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몸을 혹사시켜서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몸을 많이 움직여본 사람이 아니라면 일단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미 통증을 느꼈다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진료과를 선택해야 한다. 손상 때문에 통증이 생긴 것인지, 과한 사용으로 피로해서 통증이 생긴 것인지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로 손상때문에 발생한 통증이나 부상은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찾아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퇴행성 변화가 심하거나 수술이나 적절한 치료 후에도 지속되는 통증, 퇴행성 변화와 만성화된 통증은 통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통증치료과나 마취통증의학과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통증은 반복되면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거나 뇌가 통증을 학습해서 그 자체가 병이 되기 쉽다"며 "'만성 쾌감'이란 말은 없지만 '만성 통증'이란 말은 있듯이 통증은 다른 감각들과는 특징을 달리 하기 때문에 통증이 반복되면 그 자체를 병으로 보고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대구가톨릭대병원 김동혁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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