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는다. 법무부 장관 시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그의 발언에 통쾌함을 느꼈다는 사람들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내지르는 주먹을 가볍게 피하면서 카운터펀치를 날리던 모습은 강렬했다.
한 전 장관의 '진짜 펀치'는 따로 있다고 본다. 그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수락하면서 "권력 쟁투라는 의미의 정치와는 멀리 있었다. 하지만 공공선 추구는 20여 년째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 그대로 현실 정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동료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고 싶었다.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었다. 이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는 말도 했다.
한 전 장관이 제시한 '공공선'과 '동료 시민'은 몇몇 의원들에게 날린 지금까지의 카운터펀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역대 정치 지도자들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국민을 호명했다. 이런 말 속에는 국민은 보살피거나 사랑해야 할 '타자'(他者)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한 전 장관의 '동료 시민'은 그가 국민을 '대상'이 아니라 자신과 동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국가의 경계 안에 머물며, 국가의 통치권에 복종하는 국민으로서 개인이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특수성만큼이나 세계시민으로서 보편성을 기준에 두고 한국인을 생각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전 장관이 밝힌 '공공선'은 우리에게 익숙한 '공공이익'과 다른 개념이다. '공공이익'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즉 공리주의(功利主義)에 가깝다면, 한 전 장관의 '공공선'은 '옳고 그름'에 방점을 둔다는 의미다. '공공선'은 좌우 또는 진보·보수라는 '한국 정치 패러다임'에 균열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 전 장관이 즉흥적으로 '동료 시민'과 '공공선'을 들고나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 많은 민주당 의원들과 친민주당 유튜버들이 눈을 벌겋게 뜨고 파헤쳐도 한동훈의 꼬투리를 잡지 못한 것이 그 근거다. '공공선'을 추구하는 사람이 남들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다고 엉뚱한 짓을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동료 시민'과 '공공선' 깃발을 들고 정치에 뛰어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해괴한 한국 정치'와 '구태 정치인들'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려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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