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0'로 다가온 4·10 총선은 사법리스크를 두고 대립각을 세워왔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건곤일척(乾坤一擲) 승부의 승자가 누구일까가 최대 관심사다. 거대 양당 주도 구도를 뒤흔들 변수로는 북한발(發) 안보 이슈가 꼽힌다. 북한이 미국(대선)과 대한민국(총선)의 선거국면을 틈타 제7차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 가능성이 높고 그 여파가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정치의 속살을 훤하게 꿰뚫고 있는 정치평론가 4명과 2024년 총선 등 우리 정치판의 모습을 내다봤다.
박상병, 배종찬, 엄기홍, 황태순(가나다 순) 정치평론가는 이구동성으로 오는 4월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잔여 임기의 국정운영 동력을 결정하는 중대한 정치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등장은 총선 구도를 송두리째 바꿔 놓은 여권의 결정적인 승부수라는 평가를 내놨다. 검찰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한 비대위원장이 전·현직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아주 힘들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여의도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1973년생 전문직(검사) 출신 '여당 대표' 출현이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 정치판의 파격적인 세대교체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직 대통령의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여당 대표의 전면적인 인적쇄신이 민심의 호응을 얻을 경우 야당도 공천 물갈이를 주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비대위원장이 현 정권 중간평가 성격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총선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평론가들은 현재 이른바 '제3지대'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창당 준비)은 탄력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진영대결이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보여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제3지대에서 호응을 기대하는 중도성향 유권자와 선택 유보층(여론조사에서 지지정당 없음 답변)이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이와 함께 제3정당 출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는 국회의원 비례대표제도 손질과 관련해선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거대양당이 의석확보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민적 비판을 무릅쓰더라도 병립형(정당투표 득표율로 비례대표 배분)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도(병립형)가 지역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선거에서는 구도가 중요하다. 4월 총선은 어떤 구도로 치러지게 될까?
▶황태순=구 체제를 상징하는 이재명 대표와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한동훈의 맞대결로 유권자의 관심을 모을 것이다.
▶엄기홍=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것이다. 민주당을 장악한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내세워 여당을 접수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결 구도다. 거대양당에서 핵심지지층은 결집했지만 중도층 설득은 여전히 숙제다.
-4월 총선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배종찬=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대척점에 설 여당 인사가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맞서면 4월 총선은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표를 상대한다면 양상이 조금 달라진다. 세대 또는 선악 대결 등 보다 복잡한 구도가 될 수 있다.
▶박상병=윤 대통령의 신년사 또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국정기조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느냐가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건의하고 윤 대통령이 수용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중도성향 유권자들에게 거부감이 컸던 국정운영 스타일에 변화조짐이 나타난다면 총선구도가 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싶다.
-총선 때까지 남은 기간 동안 판세를 흔들 변수가 있다면
▶황태순=북한의 7차 핵실험 또는 대만 양안 전쟁 발발 등 안보적 위기를 꼽을 수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법원 판결도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다.
▶엄기홍=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국민들은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면 보수 정당을 선호해 온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여당은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이지만 여의도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한동훈 카드를 꺼내 들었다. 효과가 있을까
▶박상병=난파 직전의 국민의힘을 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참신하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보유한 데다 대통령실과 관계도 '긴장과 협력' 관계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인사다. 지지층을 결속하고 중도층을 견인하면서 당 지지율을 일정 부분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황태순=게으르고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여 온 국민의힘 분위기를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다. 판갈이 수준의 인적쇄신을 통해 여론의 지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엄기홍=총선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이 여당을 접수하기 위해 내놓은 충분히 예측가능했던 카드다. 큰 효과는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전·현직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박상병=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 이른바 '플랜B'(비대위 전환 등)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총선 때까지 이 대표와 관련한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이 대표 중심으로 총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배종찬=한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사법적 정의(Judicial Justice)를 강조할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중도층, 무당층, 수도권, 2030 MZ세대는 사법적 판단을 보고 지지 정당을 결정할 것이다.
-여야를 막론 비주류가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성공할 수 있을까
▶황태순=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정치세력화는 솜사탕을 만드는 것과 같다. 단단한 중심 막대기에 솜사탕이 엉겨 붙는 이치다. 지금 제3지대 신당 운운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매번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떴다방 신당'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엄기홍=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시도하는 신당에는 대선 주자가 없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에는 명분이 없다. 그래서 신당의 파괴력은 낮다고 본다.
▶배종찬=4월 총선은 진영 간 대결이자 프레임 끝판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이다. 중도층이 설 자리가 없다. 신당 창당을 언급하는 인사들의 지역 기반이나 인물 경쟁력도 약하다. 역시 신당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여야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 방식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는데
▶황태순=결국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귀결될 것으로 본다. 원래의 취지대로 직능대표 성격을 강화하되 그 숫자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엄기홍=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타협을 보지 않을까 싶다. (준)연동형은 거대양당의 의석 극대화 전략에 반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 병립형은 퇴행이라는 국민적 저항에 봉착할 수 있다. 그래서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명분을 챙길 수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도가 대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
전 한국정당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한 비대위원장 난파 직전의 국민의힘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하면 플랜B(비대위 전환 등)도 예상"
"연초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기조 변화여부 총선 관전포인트 될 것"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전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전 한길리서치 연구팀장
"총선은 한동훈 지지율(국민의힘) vs 이재명 지지율(민주당)이 전부"
"한 비대위원장 등장, 기존 86 운동권 세대를 90년대 학번인 '전문가 집단'으로 전환하는 세대교체 효과"
"검사 출신 여당 대표 출현으로 '민주당 정치적 올바름' 상실 가능성 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정당학회장
경북대 정치외교학과장
"한 비대위원장 예측가능했던 카드, 중도층 흡수효과 크지 않을 것"
"비례대표제도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 가능성 있어"
"전쟁분위기 고조, 보수정당 유리했던 전례 있어"

황태순 정치평론가
전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
전 한국복지통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번 총선은 구체제의 상징인 이재명 대표와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한동훈의 맞대결"
"총선 관련 변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또는 대만 양안전쟁 발발 등 안보적 위기"
"정치세력화는 단단한 중심 막대기에 솜사탕이 엉겨 붙는 이치, 제3지대 구심점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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