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통업계, 설 선물 사전예약 벌써?…'얼리버드 소비자' 잡는다

소비자, '가심비' 말고 '가성비' 찾아

2024 설날(2월 4일) 선물 세트 사전 판매가 12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전지선 기자
2024 설날(2월 4일) 선물 세트 사전 판매가 12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전지선 기자

아직 새해 맞이 '제야의 종'은 울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2024년 설날(2월 10일)을 준비하기 위한 유통업계와 소비자 움직임은 벌써 바쁘다. 유통업계에서는 '얼리버드 소비자'를 잡고, 소비자는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선물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기존에는 항공업계에서 '얼리버드 특가' 명목으로 항공권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유통업계에서도 '사전예약'이라는 틀에 맞춰 얼리버드 행사를 여는 분위기다.

26일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각 브랜드는 설날을 대비한 얼리버드 마케팅이 치열하다.

업계 관계자는 "얼리버드 소비자가 중요한 이유로, 사전예약으로 상품비용을 더욱 빨리 회수할 수 있고 각 상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도 가늠할 수 있어 물량의 오차를 줄일 수 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얼리버드는 가계에 도움이 된다. 올해 유가 상승부터 밀크플레이션(우유 가격 상승으로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는 것),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은 동일하지만 중량을 줄여 결국 가격 인상과 같은 현상) 등 소비자가 고물가 시대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한 해였다. 소비자 역시 하나의 제품을 사더라도 더 가성비 있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가 있는 상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격과 상관없이 심리적 만족도에 더 중점을 둔 '가심비' 소비가 유행이었지만, 물가가 치솟자 다시 '가성비' 소비의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날같은 명절 시즌에는 소비자의 연령층이 낮지 않기 때문에 설 선물 외에도 지갑을 열 일이 많아져 '하나라도 더 아끼자'는 소비 심리가 생겨난다"며 "사전예약을 통해 설 선물을 미리 구매한다면 '얼리버드 혜택'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이미 지난 21일부터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3사 모두 행사 카드로 결제 시 최대 40~50% 할인을 진행하고 금액대별로 상품권 증정 또는 할인을 제공한다.

백화점도 내년 1월 말까지 설 선물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설보다 품목 수를 10% 늘리고, 정상가보다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설보다 11% 늘어난 260개 품목을 예약판매로 선보이며, 현대백화점 역시 사전 판매물량을 20% 확대해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로 소비자가 명절 선물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만큼, 중저가로 구성된 가성비 선물 세트를 늘리고 카드사 할인이나 적립금, 상품권 제공 등 자체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할인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처럼 발 빠른 오프라인 사전판매에 비해 이커머스 업계는 기본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12월부터 시작된 오프라인 업계의 사전예약 프로모션에 비해 대부분 1월 이후로 설 관련 프로모션이 열릴 예정이다. 이커머스 몰에서는 보통 새해 이후에 설날 특가전을 열고, 현재는 뷰티나 패션, 인기 제품 등으로 '연말 맞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에서 12월부터 열린 사전예약 판매를 두고 소비자가 몰리는 것에 대해 '이커머스 업계의 명절 프로모션이 오프라인에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몰은 장소와 시간에 제약 없이 쇼핑할 수 있어서 꾸준한 '충성 고객'이 많은 편"이라며 "명절 선물세트를 구매할 때, (어차피) 오프라인으로 직접 상품을 확인하고 사야 하는 소비자와 그렇지 않은 소비자는 이미 나누어져 있다. 이커머스의 장점은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살피고 가격 측면으로도 타 업체와 비교하기 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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