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신당 창당 선언한 이준석, 무엇을 누구를 위한 창당인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예고한 대로 27일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며 "고개를 들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봤다. 비상사태에 놓인 것은 당이 아니고 대한민국이다.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이런 발표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궁금해할 것이다. 이준석이 무엇을, 누구를 위해 신당을 차리고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지향점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 전 대표가 2021년 당 대표가 됐을 때 당 안팎의 기대는 매우 컸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는 말만 '청년 정치'일 뿐 '꼰대 정치'와 다를 게 없었다고 하는 것이 냉정한 평가이다. 나이만 젊었을 뿐 젊은 정치인다운 철학과 비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처럼 '왜 이겨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이기는 '기술'과 '전술'에 매몰된 '계산의 정치', 이길 수 있다면 남녀를 가르는 '갈라치기 정치'를 서슴지 않았다. 자신만이 옳고 정확한 판단을 한다는 '자기 과신과 오만의 정치'가 그가 보여준 정치의 실상이기도 했다. 확고한 국가관을 보여준 적도 없다. 대한민국이 어떤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지, 특히 북한의 핵 개발이란 현실 앞에서 우리의 안보는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큰 그림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들은 그가 재능 있어 보이는 '정치꾼' '선거전의 파이터'일 수는 있어도 미래의 정치 지도자로 인정하기 어렵게 한다.

전 당 대표가 당을 떠나고 당이 붙잡지 못한 것은 양자 모두가 통합 능력이 없음을 말해 준다. 이 전 대표에게도, 국민의힘에도 불행이다. 이 전 대표 탈당과 신당 창당 선언을 계기로 이 전 대표도, 국민의힘도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이준석 신당'은 이 전 대표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청년 정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 비록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희망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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