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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오늘도 기획서 때문에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우리는 매일 기획과 싸운다. 그리고 패배한다. 빅아이디어연구소
우리는 매일 기획과 싸운다. 그리고 패배한다. 빅아이디어연구소

기획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는 기획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기획이란 단순하다. '그 일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것'이다. 기획이 잘되면 그 일은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 반면, 잘못된 기획은 일의 실패를 가져온다. 즉, 기획은 그 일의 결과이다.

내가 정말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기획서를 잘 쓸 수 있나요?"

기획서에 정답은 없지만 광고 회사를 10년 동안 운영하며 내가 느낀 기획서 잘 쓰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고 싶다.

첫째, 기획서를 잘 쓴다는 표현은 틀렸다. 기획서는 잘 읽는 것이다. '아니, 내가 광고주가 아닌데 왜 기획서를 읽냐고? 나는 기획서를 쓰는 사람인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기획서를 쓰려면 기획서를 잘 읽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기획서 초안을 작성했다면 끊임없이 자신의 기획안을 다시 읽어라. 반복해서 읽다 보면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어떤 장은 불필요함을 느끼고 어떤 장은 추가하게 된다.

그러니 자신의 기획안을 반복해서 읽어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뇌를 기획서 안에 담는다는 생각으로 생각을 옮기는 작업을 해라. 기획서에는 정답이 없기에 어렵지만 그것이 장점이기도 하다.

엉뚱한 생각을 옮겨 적었다고 해서 당신을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진짜 이상한 생각이면 발표 전 지우면 된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의 뇌 속 모든 생각을 옮겨 적어라. 그다음, 지워가면 된다.

기획은 정답을 찾는 싸움이 아니라 가장 정답처럼 보이는 오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가장 덜 오답스러운 것이 있을 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많이 적고 그것들을 지워가며 핵심을 찾아간다는 생각을 해라.

셋째, 이 기획서의 발표를 듣는 사람을 상상하며 써라. 나의 경우, 기획서를 쓸 때, 광고주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김 대표님은 나에게 무엇을 원할까?'

'이 대표님은 이 기획안을 통해서 얻고 싶은 게 무엇일까?'

'박 대표님은 어떤 기획안에 목말라하고 있을까?'

라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기획서를 쓴다.

그러면 놀랍게도 기획서가 잘 써진다. 그 사람이 원하는 걸 내가 대신 찾아준다는 생각으로 썼기 때문이다. 기획서를 쓴다고 했지만 어쩌면 기획서는 발견하는 것인지 모른다.

세상에 필요한 것은 이미 만들어져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우리는 이미 있는 생각을 발견하고 그것을 조금 낯선 방식으로 가져오면 되는 것이다.

기획서를 쓰는 고통 대신 발견하려 애써보자. 기획서를 쓰는 대신 잘 읽어 내려간다는 생각을 하자. 기획서를 쓰는 대신 가장 많은 오답을 내는 사람이 되어보자는 생각을 하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멋진 기획서가 당신의 눈앞에 있을 것이다.

'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의 저자'. (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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