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스라엘군, 가자 중남부 집중공격…"하루새 180여명 사망"

WHO 수장 "남부 전역서 대규모 난민…전염병 확산 우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어린이.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어린이.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남부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하루 새 200명 가까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당국은 이날 이스라엘 측 공습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팔레스타인인 187명이 숨져 누적 사망자가 2만1천50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부상자 수도 312명 증가한 5만5천915명으로 집계됐다.

가자지구 북부 지상 대부분을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최근 가자지구 남부에서 공격 수위를 높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남부 칸 유니스 등 주변 지역에서 작전을 확대했다고 소셜미디어 엑스(X)에 밝혔다.

칸 유니스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가 숨어 있다고 추정되는 곳이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 같은 공격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파괴를 위한 필수 단계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의 도시 가자시티에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은신처 중 한 곳인 지하터널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신와르는 이스라엘군의 주요 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부레이즈 등에 머물던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명은 또다시 갈 곳을 잃은 처지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이 중부까지 군사 작전을 확대하면서 이 지역 거주민 9만여 명과 북부에서 집을 떠나온 6만여 명 등 피란민 최소 15만 명이 새로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이미 가자지구 주민 약 230만 명 가운데 대부분이 한차례 이상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부에서 남부 데이르 알발라로 대피 중이던 남성 압델 나세르 아와달라는 "나는 16세, 18세 자녀와 아내의 시신을 내 손으로 묻어야 했다"고 호소했다.

피란민이 늘면서 보건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가자지구 내 전염병 확산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엑스에 "가자 남부 전역에서 대규모 난민이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이가 이미 포화 상태인 의료 시설을 찾고 있다"면서 "(가자지구) 전염병 위협이 커지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10월 중순 이후 약 18만 명이 상기도 감염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설사 환자 사례도 13만6천400건 보고됐다고 전했다.

머릿니와 옴, 수두 등 발생 사례도 각각 약 5만5천 건, 5천300여건 보고됐다고 테워드로스 총장은 지적했다.

그러나 보건 상황을 개선할 구호품 반입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WHO는 전쟁 이후 이스라엘군 측 검문으로 의료품 등을 실은 구호 트럭 반입 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든 데다 굶주린 피란민이 트럭을 막아 세우기도 하면서 지원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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