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뷰캐넌, 오승환과 다시?' 새출발하는 삼성 라이온즈, 남은 숙제는 에이스와 마무리 계약

지난 시즌 최대 문제였던 불펜 보강 열올려
김재윤 영입, 외국인 선수 둘도 교체 작업
금액 문제, 뷰캐넌과 재계약 협상은 난항
FA 계약 협상 중인 마무리 오승환도 문제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역할을 해온 데이비드 뷰캐넌.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역할을 해온 데이비드 뷰캐넌. 삼성 제공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다만 남은 숙제가 있는 탓에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하긴 이르다. 프로야구 명가지만 부진을 거듭해온 삼성 라이온즈 얘기다. 삼성이 단장을 교체하고 전력을 보강하는 등 새로운 모습으로 2024년을 준비 중인 가운데 주축 선수들의 계약이 잘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잇따른 부진에 단장 교체, 적극적 전력 보강

삼성 라이온즈의 이종열 단장(오른쪽)과 FA 계약을 맺고 삼성에 입단한 김재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종열 단장(오른쪽)과 FA 계약을 맺고 삼성에 입단한 김재윤. 삼성 제공

삼성은 2023시즌 8위에 그쳤다. 시즌 중반 이후 힘을 냈기에 망정이지 자칫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창단 이후 첫 꼴찌를 기록할 뻔했다. 그렇다고 웃을 일이 아니다. 명문팀이라 불리지만 2016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건 2021년(3위) 한 번뿐이다.

박진만 신임 감독 아래 2023시즌을 시작했지만 초반부터 휘청거리며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겨울 동안 전력 보강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게 티가 났다. 팀 타선의 중심인 호세 피렐라와 오재일은 부진했고, 구자욱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특히 뒷문이 불안했다. 삼성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꼴찌. 선발투수가 잘 던져도 소용 없었다. 마무리 오승환마저 부진, 불펜이 완전히 무너졌다. 주축 내야수인 이원석을 키움 히어로즈에 내주고 불펜 김태훈을 데려왔지만 반전 드라마를 쓰지 못했다.

결국 시즌 후 삼성은 전력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현장과 야구 이론에 밝다는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하고 불펜 보강에 열을 올렸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뛰어들어 4년 총액 58억원에 KT 위즈 출신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잡았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LG 트윈스 출신 최성훈, 키움 히어로즈 출신 양현 등 불펜을 데려왔다.

삼성 라이온즈와 손잡고 2024시즌 삼성에서 뛰게 된 코너 시볼드.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와 손잡고 2024시즌 삼성에서 뛰게 된 코너 시볼드. 삼성 제공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외국인 선수 진용도 새로 꾸렸다. 성적이 하락한 피렐라 대신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중장거리포 데이비드 맥키논을 총액 100만달러에 데려왔고, 새 외국인 선발투수로 현역 '빅리거'인 코너 시볼드를 100만달러에 영입했다.

맥키논은 2023년 일본의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뛰면서 타율 0.259, 15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1, 3루 수비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1루에선 오재일, 3루에선 김영웅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해 전력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노린다. 삼성은 시볼드가 2선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일단 이 정도만 해도 적지 않은 변화다. 장기적으론 경산 볼파크 시설 개선 등 육성 부문을 더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반등하기 위한 첫 발은 제대로 내디딘 모양새다. 이종열 단장은 "명문팀답게 꾸준히 잘 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며 "일단 올해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마운드 앞·뒷문, 뷰캐넌·오승환 계약이 숙제

삼성 라이온즈와 재계약 협상 중인 데이비드 뷰캐넌.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와 재계약 협상 중인 데이비드 뷰캐넌. 삼성 제공

'야구는 투수 놀음'이란 말처럼 어느 팀이든 투수진을 탄탄히 꾸리는 게 선결 과제다. 하지만 삼성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2023시즌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 지난 시즌 30세이브를 올린 베테랑 마무리 오승환과 새 계약서를 쓰지 못했다.

삼성은 4시즌을 함께한 뷰캐넌과 외국인 선수 중 처음으로 다년 계약을 하려 한다. 뷰캐넌과 2년 계약엔 합의한 듯 보이지만 그 이후 진전이 없다. 둘 간 생각하는 금액 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몸값 상한선)이 걸림돌이다.

맥키논과 시볼드에게 들어간 돈을 제외하면 삼성이 남은 외국인 선수에게 2024년 쓸 수 있는 돈은 240만달러다. 이 선수와 다시 계약한다면 2025년엔 10만달러를 더해 250만달러까지 줄 수 있다. 2년짜리 계약에 쓸 수 있는 최대치가 490만달러라는 얘기다. 정확히 알 순 없으나 뷰캐넌은 이에 근접한 금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 사정에 밝은 야구계 인사는 "뷰캐넌에게 모든 걸 걸고 돈을 다 쓸 순 없다. 새 선수들이 잘 할 때 몸값을 올려 재계약할 금액, 이들 중 누가 부상으로 뛰지 못할 때 대체 선수에게 지급할 자금 등 예비비는 꼭 필요하다"며 "다른 선수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FA 계약 협상 중인 오승환.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와 FA 계약 협상 중인 오승환. 삼성 제공

FA 자격을 얻은 베테랑 마무리 오승환과 다시 동행하는 길도 쉽지만은 않다. 뷰캐넌처럼 2년 계약엔 합의한 모양새지만 역시 금액이 문제다. 선수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샐러리캡이 문제라는 게 삼성의 기본 입장이다.

삼성이 일부에서 나오는 얘기처럼 2년 20억원대 계약을 제시했다면 수긍할 만하다는 시각도 있다.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불혹을 넘긴 불펜에게 그보다 큰 금액의 다년 계약을 제시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오승환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2023년 17억원을 받았으니 단순 계산으로도 34억원을 받아야 연봉이 동결되는 것이어서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오승환으로서도 처음이자 마지막 FA 계약에서 더 많이 받고 싶을 테니 협상이 빠르게 타결될지 의문"이라며 "팀 전력 강화 방향을 분명히 얘기하는 등 은퇴 전 다시 한 번 우승컵을 함께 들어보자고 하지 않는다면 설득하기 쉽잖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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