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항공 수출 압도적 1위 구미, 신공항 연계 땐 물류 혁명 [낙동강 기적을 만들자]

(2)TK신공항 열쇠 '구미'
구미, 대구경북 전체 항공수출입액의 79.5% 차지
신공항, 구미산단 물동량 못 끌어오면 여객공항 전락
공항 접근성 개선과 정주 인프라 강화는 해결 과제

대구경북신공항 배치도.
대구경북신공항 배치도.

반도체·방위산업·2차전지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 경북 구미시가 '제2의 낙동강의 기적'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오는 20230년 개항하는 대구경북신공항과의 연계가 절대적이다.

신공항은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갈 '게임체인저'로, 구미시 중심의 신 광역경제권 구축에 있어서도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프라다.

신공항 핵심 배후도시이자, 경북도내 항공 수출 1위의 역량을 갖춘 구미시는 신공항 개항에 따른 산업지형 변화에 맞춰 산업구조 대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 신공항발 구미 물류 혁명

총사업비 14조 원에 달하는 대구경북신공항은 건국 이래 대구경북 최대 사업으로 중·남부권 항공 물류 거점 공항으로 추진된다. 신공항은 인천공항 중심의 물류 체계를 탈피하고 세계와 교류하는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TK신공항 민간공항의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신공항의 항공 수요는 개항 30년 후인 2060년 기준으로 여객은 1천226만 명, 화물은 21.8만 톤(t)으로 분석됐다. 또 신공항 건설·개항으로 생산유발 효과 5조1천억 원, 고용유발 효과 3만7천여 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공항이 들어서는 군위·의성과 공항 배후도시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 중·서부권 산업지도에도 커다란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신공항은 구미국가산업단지와 직선거리가 10㎞ 내외에 불과하다. 내륙 최대 규모인 구미산단 물류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꿔놓고, 산업·경제적 측면에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미시의 경우 IT전자·광학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요 수출품목으로, 2022년 기준 전체 수출액 298억달러의 53%인 158억달러를 항공 물류(인천공항)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신공항 개항으로 기존 구미산단 입주기업의 물류비 절감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성장산업 및 기업투자 유치에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구미시는 2022년 기준 경북도 항공 수출액의 93%, 수출입 물동량의 48%를 차지하는 항공 수출의 도시다. 산단 기업들은 인천공항에 집중된 수출입 창구를 신공항으로 전환 할 경우 교통물류비 절감을 통해 수출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구미시 관계자는 "전기·전자, 첨단 소재·부품을 주축으로 하는 구미산단의 강점을 활용해 항공·드론용 소재·부품, 항공전자 시스템, 항공정비(MRO) 분야로의 사업확장을 꾀해 장기적으로 항공전자클러스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구미코에서 개최된 제1회 항공방위물류박람회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오른쪽)와 김장호 구미시장이 경비행기에 탑승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지난해 9월 구미코에서 개최된 제1회 항공방위물류박람회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오른쪽)와 김장호 구미시장이 경비행기에 탑승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신공항의 성공 열쇠, 구미

전문가들은 신공항 성공 필수 요소로 ▷공항 노선의 확보 ▷배후 산업단지와의 연계 ▷앵커기업 유치 ▷배후도시 정주 인프라 ▷인력 수급을 꼽는다.

이런 점에서 대구경북 전체 항공수출입액의 79.5%를 차지하고, 경북 최대 항공 물동량을 가진 구미시와 구미국가산단을 빼고는 신공항의 성공을 논하기 어렵다.

구미시는 풍부한 공업용수, 안정된 전력공급 등 최적의 산업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지방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와 방산 혁신클러스터 등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를 잇따라 유치했다. 2차전지, 로봇 등 다른 첨단산업 기업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구미는 경부·중앙·중부내륙 고속도로와 연결돼 교통 접근성이 좋고 경제성, 주민수용성, 확장가능성 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구미를 중심으로 항공 물동량을 확보하는 것이 신공항 성공의 열쇠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해 경북도가 실시한 '신공항 연계 지방시대 선도 대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대구경북신공항은 대한민국 중심부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인천공항으로 나가던 화물을 신공항으로 모으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더 나아가 대전·전북·강원·충북·충남 등의 화물까지 흡수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공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우선적으로 구미산단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구미산단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박단소형 첨단제품의 항공수출입 수요가 월등해 신공항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공항 최대 배후산업단지인 구미산단에서의 물동량을 끌어오지 못한다면 기존 대구공항과 마찬가지로 신공항 또한 단순 여객 공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항공사와 기업들은 신공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신규 노선 확보'와 '접근 교통망 구축'을 가장 시급한 선결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세계 곳곳으로 날아가는 항공편이 있고, 공항으로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다양한 여객·물류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24시간 이용 가능한 물류 공항이 된다면 항공사와 물류 기업 유치에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구미산단 모 대기업 관계자는 "구미산단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은 전 세계로 수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경북 신공항이 성공하기 위해선 인천공항을 뛰어넘는 노선 확보가 급선무"라며 "이와 함께 기업들이 인천에 구축해 놓은 물류센터보다 더욱 효율성이 높은 물류시설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전경.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인 이곳은 갤럭시S시리즈,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연간 1천600만대 생산한 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주, 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다. 신공항이 성공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구미산단 기업 물동량을 끌어와야 한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전경.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인 이곳은 갤럭시S시리즈,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연간 1천600만대 생산한 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주, 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다. 신공항이 성공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구미산단 기업 물동량을 끌어와야 한다. 삼성전자 제공

◆ 공항 접근성 개선·정주 인프라 강화 필수

구미시가 신공항 경제권 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공항과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정주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먼저 구미시가 추진 중인 '구미~군위간 고속도로'는 신공항과 구미산단의 연결성 강화를 위한 첫 단추다. 그동안 구미시가 정부, 국회 등을 수차례 방문해 건의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 지난해 10월 해당 사업에 대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이 착수됐다.

구미~군위 고속도로 건설은 총연장 24.9km에 사업비 1조5천468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등 기존 교통망과 연계돼 원활한 산업물류 수송과 물류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구미5산단과 신공항을 직접 연결하는 '지방도 927호선'의 국도 승격과, 5산단 인근에 '동구미역'을 신설하는 방안도 국토교통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경부선 구미역에 중부내륙선 KTX-이음(속도 250km/h)을 정차하는 방안과 동시에 동서횡단철도(전주~김천, 의성~영덕)의 단절 구간인 김천~의성 구간을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통합광역망 조감도. 구미시 제공
대구경북신공항 통합광역망 조감도. 구미시 제공

구미시는 신공항을 중심으로 원활한 광역경제권이 형성될 수 있도록 공항복합도시 기반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내륙 최대 산단과 공항을 연결하는 동시에 반도체특화단지, 방산혁신 클러스터와 연계해 우수한 R&D 인재의 지역 유입과 양질의 인력 공급을 촉진할 수 있도록 공항복합도시 기능을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공항과의 접근성을 고려한 입지에 경제특구 지정을 추진해 외국인투자와 첨단 앵커기업 유치를 이끌어 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유치와 수출입 활동 지원을 위한 국제비즈니스 업무지구 조성과 함께 국제금융기관 유치, 국제회의 및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MICE) 기반도 마련한다.

또 배후단지 신규 주택 수요에 대비해 공동주택 보급을 확대하고 유입인구의 장기적인 정착을 위해 첨단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 특히 국제적인 교육환경 형성을 위해 국제학교 유치와 함께 복합테마파크, 지역 거점의료기관 유치 등 글로벌 수준의 정주여건 개선에 박차를 가해 나갈 방침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시는 신공항 경제권 구축을 위해 핵심 산단의 기능을 확대하고, 경북과 구미의 '제2의 경제부흥'을 이끌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공항 영향권 도시들과의 연대를 강화해 신공항이 지역발전의 혁신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시가 가진 기능과 역량을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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