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겨울철 목욕탕서 ‘어질어질’…어르신 ‘히트쇼크’ 주의

온탕서 일어나다 핑돌면 안정취해야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 어르신 조심

겨울철 목욕탕에서 갑자기 어지러우면서 실신하는 히트 쇼크를 조심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겨울철 목욕탕에서 갑자기 어지러우면서 실신하는 히트 쇼크를 조심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최근 대구의 한 목욕탕에서 70대 어르신이 정신을 잃는 등 목욕탕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겨울철 어르신들이 목욕탕에서 자칫 '히트 쇼크(열 실신)'를 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목욕탕 온탕에서 갑자기 일어나면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핑도는 경험을 한번쯤 느껴봤을 것이다. 이는 급격한 몸의 온도 변화로 혈압이 급하강 또는 급상승 하면서 생기는 히트 쇼크 증상이다. 특히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은 겨울철 목욕탕을 이용할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최근 대구 달성군 한 목욕탕에서는 70대 후반 남성이 온탕 안에서 정신을 잃었다가 다른 입욕객들에게 발견돼 119가 출동했다. 일본으로 온천여행을 떠난 한국 어르신 관광객이 잇따라 히트 쇼크 등으로 숨진 일도 있다.

대구 수성구의 한 목욕탕 입구에 붙여진 안내 포스터. 독자 제공
대구 수성구의 한 목욕탕 입구에 붙여진 안내 포스터. 독자 제공

목욕탕에 들어갈 때 차가운 외부 환경에 있다가 온탕에 들어가면 몸속의 열이 신체 밖으로 나가면서 혈압이 낮아진다. 몸속의 혈류량도 팔다리로 몰리게 된다. 온탕에서 일어나면 중력 때문에 피가 밑으로 쏠리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면서 의식을 잃는 히트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혈압이 급상승해 심장에 부담이 가면서 심정지 혹은 뇌출혈까지 올 수 있다. 실신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치거나 물에 빠지면서 익사할 수 있는 응급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온도 차가 심한 노천탕은 더 유의해야 한다. 노천탕이 많은 일본에서 히트 쇼크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 이 같은 이유에서다. 냉탕과 온탕을 자주 오가는것도 좋지 않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혈관 질환이나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나 어르신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안전하게 목욕을 즐기려면 탕에 들어가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과 간단한 샤워로 체온을 높여야 한다. 입욕은 10∼15분이 적당하고, 입욕 후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 어르신들이 매일 목욕탕에 가는 것은 좋지 않다. 음주 후 목욕을 삼가하고 심혈관 질환 환자는 일행과 동행하는 것이 좋다.

대구드림종합병원 조병현 심장센터장(심장내과 전문의)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평소 어지럼증을 자주 느끼는 어르신들은 목욕탕을 이용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입욕시 어지러움증이 반복적으로 느껴진다면 경동맥이나 쇄골하동맥 협착, 기립성 저혈압 등의 혈관질환 확인과 치료를 위해 심장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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