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을 두고 의료계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이송된 부산대병원이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권역외상센터이고, 부산대병원의 외상수술 수준이 수도권 병원에 버금가는데도 닥터헬기까지 동원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을 두고 "지역 의료계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
지난 2일 오전 10시 50분쯤 부산 가덕도에서 목 부위에 1.5㎝ 열상과 경정맥 손상을 입은 이 대표는 20분 만에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 곳에서 상처 치료와 파상풍 주사 접종 등 응급처치를 마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쯤 닥터헬기에 실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민주당 측은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이 우려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을 결정했으며, 간호를 해야하는 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지역 의료를 살리겠다던 이 대표가 지역의료를 믿지 못하고 서울로 가 버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제법 통과를 주도한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향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 대학병원 한 교수는 "부산대병원은 비수도권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권역외상센터"라며 "지역 의료를 살리겠다던 사람이 결국 지역 의료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중증외상환자인 이 대표가 닥터헬기를 이용해 권역외상센터가 없는 서울대병원으로 향한 것도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서울에서 속칭 '사대문 안'이라고 불리는 중심 지역은 비행금지구역이라 헬기 이·착륙이 안 된다. 그래서 서울대병원은 시간이 생명인 중증외상환자에게 제대로 된 처치를 담보할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서울까지 헬기로 이동해서 다시 구급차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향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행보"라고 비판했다.
대구경북에서는 경북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를 운영 중이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손상된 부위나 상태가 환자마다 달라 제대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치료가 가능한지 확답하기 어렵다"면서도 "설령 치료할 수 있다고 해도 환자나 보호자가 전원을 요구하면 거절할 수도 없어 부산대병원의 입장이 난처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내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부산대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한 수준의 상처였다면 헬기로 이송하는 것은 응급의료체계를 무시한 처사"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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