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 경대 총장 선거 앞두고 하마평에 오르는 10여명 후보…어떤 공약 있나?

학령인구 감소, 인구 고령화 대비해야
글로컬대 선정 위한 성급한 통합은 NO
교수 연구환경 개선, 직원·학생 복지 집중

3일 경북대학교 북문을 지나 학생들이 교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3일 경북대학교 북문을 지나 학생들이 교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올해 하반기 제20대 총장 선거를 앞둔 경북대가 연초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총장 출마 의사를 밝히거나 하마평에 오른 후보가 10여명에 이르는 등 선거 열기가 뜨겁다.

현재 명시적으로 차기 총장에 도전 의사를 밝힌 이들은 김상걸 경북대교수회 의장, 김영하 윤리교육과 교수, 이정태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형철 물리학과 교수 등이다.

이들은 선거 공약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생존 방안 ▷연구비, 임금 등 교수, 교직원 복지 향상 ▷학생 교육 시스템 대변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의 공약을 통해 향후 경북대가 나아갈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셈이다.

◆창업특별지구, 교육 생태계 조성 등 제안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계 최대 이슈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들이 2023년 입학 정원인 47만 명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2040년 초에는 절반 이상이 신입생을 채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수년 후면 지방대는 존폐 기로에 설 수밖에 없는 셈이다.

차기 총장 후보자들도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악화되는 대외 환경 속에서 생존 전략을 세우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태 교수는 "인구 감소, 노령화, 학령인구 감소, 지방 소멸 시대다. 초‧중‧고 학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지역사회에 남을 수 있는 방안, 교육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게는 대학 통합 또는 학문 간 융합 및 연계 방안이 필요하고 크게는 소상공인 지원센터부터 중소기업, 대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대학이 갖출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걸 교수회 의장은 "지역이 대학을 이끄는 게 아니라 대학이 지역을 세계로 이끌어가야 할 시대"라며 "대구의 학문, 기술, 문화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높여 경북대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설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지역사회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수와 학생, 대학원생을 창업으로 이끌 수 있도록 대구 인근에 대규모 창업 특별지구를 만들어 지역 산업과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타 대학과 통합을 유도하는 정부의 '글로컬대학' 사업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대도 금오공대와 통합 논의를 진행하려다 학생들의 반발로 멈춘 상태다.

총장 후보자들은 "국가 시책에 따른 맹목적인 통합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학교 내실화 방안을 먼저 찾거나 통합 대신 타 대학과 유기적인 결합도 제안했다.

익명을 요구한 총장 후보자는 "국가 시책을 두서없이 따르기보다는 학생과 구성원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이 우선"이라며 "우수 인재 양성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 거점대학으로 표본이 될 교육 혁신안부터 나와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경북대 학생들이 대학 본부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마친 뒤 교내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지난달 경북대 학생들이 대학 본부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마친 뒤 교내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학생 의견 반영 없는 모든 독선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대학 측에 전달했다. 매일신문DB

◆연구비 포인트제, 출산휴직 등 복지 방안 제시

교수와 교직원의 복지 향상 방안도 후보자들의 주요 공약 사항이다. 차기 총장 후보자들은 교수와 직원을 위한 안정적인 연구와 근무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영하 교수는 "전공이 다른 교수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장기근속을 하는 교수들이 제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연구비 쏠림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비를 포인트제처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공모 사업을 통해 연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담연구센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철 교수는 "경북대가 인구 감소에 모범적으로 대처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육아휴직, 출산휴직 제도를 개혁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대학에 각종 재정 지원 사업이 너무 많다. 교육과 연구에 발전을 기여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총장 후보자들은 학생들을 위한 파격적인 교육 시스템도 거론했다.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영하 교수는 "교육혁신처를 만들어 학생들이 입학부터 졸업, 취업 시까지 학교가 제대로 지원하겠다"면서 "학생들에게 입학과 동시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진로를 향해갈 수 있도록 유연한 다학기제를 운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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