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의 리더십 요건은? "포항-포스코 상생", "포스코 정신"

지역사랑과 회사경쟁력 확보 등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인사가 적격
포스코OB, 고 박태준 명예회장 정신 이을 인사…포스코 내부, 철강업 이해 높은 인물 필요
후보군 포함 가능성 높은 인사 구체적으로 거론

포스코홀딩스CI. 매일신문DB
포스코홀딩스CI. 매일신문DB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매일신문 3일 보도)되면서 포스코 리더십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차기 회장에 대한 자격요건을 둘러싼 기대치가 커지면서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평가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경제·사회·정치계·포스코 내부 및 퇴직 인사들은 공통적으로 최 회장이 임기 기간 비난받아 왔던 내용들을 뒤엎는 인물이 새 회장으로 왔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포스코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인물이 새 회장으로 와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차전지 투자 등 철강회사에서 미래종합소재 회사로 탈바꿈 시킨 최 회장의 공을 인정하면서도 지역에 대한 배려는 아쉽다고 했다.

이 시장은 "포항에 단순 공장만 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포스코의 성장 뒤에는 포항의 성장도 있었지만 큰 희생도 분명 있었다"면서 "내 배만 부르면 그만인 CEO가 아닌 포스코와 포항을 터전 삼아 살고 있는 직원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필요하다. 포스코와 포항의 상생 50년, CEO가 직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다면 그것이 바로 포항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했다.

한 포스코 퇴직 고위 인사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창업정신과 '국민기업 포스코'정신을 제대로 이을 수 있는 인물이 회장으로 와야 한다"면서 "오직 이익에만 목메는 회장이 아닌 포스코그룹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인사를 모셔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이 포스텍(포항공대)과 교육재단 등 지역발전을 견인 할 수 있는 교육분야의 지원을 아예 틀어 막아버린데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며 '제철보국·교육보국'을 강조했다.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최 회장 3연임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3, 4일 연이어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과 상생할 수 있고, 포항시와 포스코간 합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 새 회장으로 와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CEO후보추천위원회 위원)도 모두 KT처럼 물갈이 후 회장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의 사외이사들이 새 회장 후보를 찾는 것은 현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어 우려감이 크다"고 했다. 최 회장이 물러나고도 '상왕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강창오 범대위 위원장은 "최 회장 재임 5년 여간 모든 안건을 만장일치로 찬성해주고, 해외 골프 등을 함께 즐긴 사외이사들이 새 회장 선임절차를 진행할 자격이 있는지 부터 의문"이라며 "새 회장을 잘 뽑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사외이사는 모두 교체돼야 한다"고 했다.

포스코 현직 한 고위임원은 본업인 제철산업을 잘 이해하면서도 2차전지 등 신산업을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인물이 회장으로 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이 재무통인 탓에 설비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각종 사고에 노출되는 일이 많았다는 것을 에둘러 말했다.

그는 "제철 설비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줄면서 각종 사고에 노출됐다는 비난이 그간 많았다. 전반적으로 포스코가 투자를 계속 이어오긴 했지만 설비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은 더 강화되고 지속화될 필요가 있다. 제조업이 기반인 회사 특성상, 새 회장은 엔지니어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또 글로벌 시장에 맞는 성장산업을 육성하는 과감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포스코 창립 멤버의 한 측근은 "포스코 회장과 사장을 지낸 창립 멤버들이 최근 모임을 갖고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 가운데 한 명을 지칭하며 회장 적임자라고 뜻을 모았다. 해당 인물은 제철산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데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커 창립멤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다.

이들은 해당 인물이 새 회장이 되면 지역 투자를 늘이는 동시에 포스코그룹이 추진할 미래성장사업에 대해서도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래기술연구원 경기 성남 분원 설치 등 수도권 투자는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이처럼 각계에서 포스코 새 회장에 대한 인물론이 쏟아지면서, 내부후보군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명단도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이 8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과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도 후보군에는 포함됐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최초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던 포스코홀딩스 정기섭 사장과 유병옥 부사장은 빠졌을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많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3일 제4차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후추위) 회의를 열어 그 동안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 조회 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다. 여기에 심사할 내부 후보 대상자 리스트에 최 회장은 제외됐으며, 후추위는 이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최 회장은 내년 3월 2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지만 정권교체에 따라 회장이 바뀌는 '포스코 흑역사'를 끊은 최초의 회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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