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의료전달체계의 허리가 흔들리고 있다. 동네의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며 다양한 분야의 경·중증 환자를 담당해야할 2차 종합병원이 인구 대비 전국 최저 수준일 정도로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2차 종합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의 쏠림 현상을 가속화하고, 응급환자 이송 등 의료체계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2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대구시내 의료기관 5천314곳 가운데 30병상 이상을 갖추고 진료과목이 4개 이상인 2차 의료기관은 모두 225곳으로 집계됐다.
동네의원인 1차의료기관이 3천726곳으로 가장 많고, 상급종합병원인 3차 의료기관은 모두 5곳이다.
문제는 2차 의료기관 10곳 중 7곳이 특정 과목을 진료하는 병원이거나 요양병원이라는 점이다. 전문 과목 진료 병원이 91곳으로 40.4%를 차지하고, 76곳(33.8%)은 요양병원이다. 다양한 진료과목을 다루며 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종합병원은 13곳(5.78%)에 불과하다.
이는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다. 인천의 경우 2차 의료기관 219곳 중 종합병원은 18곳으로 8.2%를 차지한다. 광주는 2차 의료기관 275곳 가운데 8%인 22곳이 종합병원이다.
종합병원이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점도 문제도 지적된다. 대구시내 종합병원은 동구 2곳, 수성구는 1곳이지만, 달서구에는 5곳이 집중돼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13일 대구시의사회가 주최한 '지역응급의료체계 확립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류현욱 대구응급의료협력지원단장은 "응급의료를 담당하는 종합병원들이 대구 동북권보다 서남권에 쏠려 있어 의료접근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종합병원의 병상수도 타 시·도에 비해 적은 축에 속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이용 가능한 2차 종합병원 병상 수는 149병상으로 부산(302.6병상), 인천(180.6병상), 광주(392.6병상), 대전(275.5병상)에 턱없이 못 미친다.
대구에 종합병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건 타 시·도에 비해 상급종합병원의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대구시내 상급종합병원은 5곳으로 비수도권에서는 가장 많다.
이 때문에 경증 환자도 종합병원을 건너 뛰고 3차 병원으로 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개원의와 대학병원의 틈바구니 속에서 수준 높은 의료진 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난제로 꼽힌다.
2차 종합병원 인프라가 부족하고, 상급종합병원 과밀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응급실을 헤매는 등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곽동협 곽병원 원장은 "의료전달체계는 1, 2, 3차로 이어지면서 끝이 뾰족해지는 '피라미드형'이 돼야 하지만 지금 대구는 '모래시계형'으로 왜곡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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