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소주 '도지사 품질인증기준' 확정…"과열경쟁 멈추고 세계로, 위스키 아성에 함께 도전"

경북도, 4일 제조사 합의로 도출한 도지사 품질인증 공개
안동 제조장에서 쌀 품질기준, 첨가물·외주제작 금지, 알코올 30% 이상, 6개월 숙성 등 지켜야
3년 전 과열경쟁하던 안동소주 업계, 지금은 세계화 목표로 '한마음 한뜻 상생협력'

경상북도가 지난해 말 제조사들 합의 끝에 확정한 안동소주 도지사 품질인증기준을 4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20일 열린 경북 전통주 세계화 업무협약식에서 안동소주 업체 대표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상북도가 지난해 말 제조사들 합의 끝에 확정한 안동소주 도지사 품질인증기준을 4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20일 열린 경북 전통주 세계화 업무협약식에서 안동소주 업체 대표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 2021년 1월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후임에게 자리를 넘기고 떠나던 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그가 즐기던 안동소주를 선물했다.

각종 매체에서 제조사를 찾느라 추측을 쏟아냈다. 안동소주 브랜드의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 탓이다. '해리스가 즐겨마신 안동소주, ○○안동소주가 최고', '청와대 납품 △△안동소주' 등 홍보대행사 등이 퍼뜨린 마케팅 게시물도 넘쳐났다.

실제 청와대에 안동소주를 납품했던 명인안동소주의 박찬관 대표는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국내 작은 시장에서 제조사끼리 다투는 대신, 안동소주를 국내외 널리 알리려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경북도지사 품질인증기준과 공동주병 디자인도 함께 정하며 세계화 발판을 닦는 중"이라고 했다.

경상북도가 지난해 말 제조사들 합의 끝에 확정한 안동소주 도지사 품질인증기준을 4일 공개했다. 안동소주 세계화를 목표로 제조사 단합과 상생을 이끈 결과다.

안동시에서 생산된 곡류 100%를 사용하고, 안동시 소재 제조장에서 생산한 증류식 소주로 ▷원료 쌀 품질기준(수분 16% 이하, 싸라기 7% 이하, 이물 0.3% 이하 등) ▷증류원액, 정제수 외 첨가물 사용금지 ▷OEM 금지(타 양조장 반입 증류·양조원액 사용금지) ▷알코올 도수 30% 이상 ▷6개월 이상 숙성(오크통 숙성 포함, 오크칩 사용 금지) 등을 지켜야 한다.

경상북도가 지난해 말 제조사들 합의 끝에 확정한 안동소주 도지사 품질인증기준을 4일 공개했다. 지난해 3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민속주 안동소주 업체를 방문했다. 경북도 제공
경상북도가 지난해 말 제조사들 합의 끝에 확정한 안동소주 도지사 품질인증기준을 4일 공개했다. 지난해 3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민속주 안동소주 업체를 방문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국내외 주류시장을 공략하고자 안동소주 BI(브랜드 정체성)를 내놓고, 도자기 형태의 기존 주병 대신 제조사가 공유하는 트렌디한 디자인의 공동주병을 도입한다.

이는 안동소주 제조사 간 일체감을 조성해 소비자 경험을 일관되게 하면서, 각 사별 특색을 라벨 디자인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역사성을 강조하고 '명주' 이미지도 각인한다.

도는 이 밖에도 안동소주와 잔 등을 묶어 파는 세트 상품 등 다양한 시장 확대 전략을 검토한다. 홈페이지, 외국어 홍보물 제작 등 세계화 기반을 구축하고 국제 주류박람회 참가, 국제 학술대회 개최에도 나선다.

경상북도가 지난해 말 제조사들 합의 끝에 확정한 안동소주 도지사 품질인증기준을 4일 공개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해 2월 스카치위스키협회와 만나 교류확대 간담회를 열고 안동소주를 소개했다. 경북도 제공
경상북도가 지난해 말 제조사들 합의 끝에 확정한 안동소주 도지사 품질인증기준을 4일 공개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해 2월 스카치위스키협회와 만나 교류확대 간담회를 열고 안동소주를 소개했다. 경북도 제공

안동소주는 세계적 전통주 열풍에 힘입어 국제 시장에서도 입지를 매기기 수월할 것으로 점쳐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홈술, 혼술 열풍이 일던 2022년 전통주 시장 규모는 1천629억원으로 집계돼 2021년 941억원보다 73% 성장했다. 경북 전통주 시장 규모도 2022년 194억원으로, 전년(143억원) 대비 35% 커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안동소주의 역사는 스카치위스키보다 200년이나 앞섰고, 중국의 백주 등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명주"라며 "안동소주의 고급화와 브랜드화를 통해 전통주 수출길 확대에 경상북도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동소주는 750년 음식 유산으로 스카치위스키보다 그 역사가 200년 앞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주다. 경북도는 안동소주를 세계시장이 찾는 K-위스키로 가꾸고자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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