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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개치는 독감에…대구도 '독감 치료제 부족' 아우성

대구시 "수급 어려운 상황…특히 주사제 부족 심해"
의료계 "주사제보다는 먹는 약으로 치료를"

대구 시내의 한 약국에서 해열제를 비롯한 감기관련 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시내의 한 약국에서 해열제를 비롯한 감기관련 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은 8일 독감 치료용 주사제를 구하려다 결국 포기했다. 제약업체에 주문을 넣었지만 "재고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던 것. 대구시내 의약품 도매상 여러 곳에도 연락해봤지만 역시 재고가 없다는 답만 받았다.

해당 의원 원장은 "전국적으로 독감 치료 주사제 재고가 없다 보니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방법이 없었다"면서 "그나마 '타미플루' 등 경구용 치료제는 정부가 비축 물량을 풀어 숨통이 틔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이어지면서 독감 치료제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들이 선호하는 주사제는 물론, 경구용 치료제도 수급이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독감 치료제는 주로 '타미플루'나 '발록사비르 제재' 등 경구용 의약품과 '페라미플루' 등의 주사제가 주로 사용된다.

의료 현장에서는 독감 치료제 중에서도 수액 형태로 맞는 주사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상황이 이번 겨울 들어 내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페라미플루' 등 주사제는 비급여 항목으로 처방 시 10만원 안팎의 비용을 내야 한다. 하지만 닷새동안 하루 2차례 복용해야하는 경구용 치료제와 달리 한 번만 투여하면 되고, 효과도 빠르게 나타난다는 인식 때문에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준엽 이준엽이비인후과 원장은 "환자들이 '주사제가 효과가 빠르다'는 이유로 주사제를 처방해주는 병원을 찾아다니며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도 의약품 수급 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손 쓸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타미플루'와 같은 경구용 제재는 주사제와 달리 복제약도 많고 정부에서 비축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어 상황이 나쁘지 않다"면서 "시장의 수요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부분이라 의약품 사재기 등이 아니면 손 댈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독감은 경구용 치료제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교수는 "주사제는 위장 장애가 있거나 구토가 심한 상황 등 알약 복용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처방하는 약품"이라며 "선호 현상 때문에 주사제가 수급이 어려운 것이지 효과는 알약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까지 157만명 분의 타미플루와 페라미플루 비축분을 시장에 공급했다. 의료계도 주사제 대신 알약 치료제 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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