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요일 아침] 문재인·윤석열 정부의 40% 국정·선거 전략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사생결단 대결이 벌어지고, 양당 기득권의 정치 극복을 내건 3지대의 이준석, 이낙연 신당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 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여론조사 수치를 봐도 정치권의 앞날은 혼돈 그 자체다.

대체로 정부와 정당은 역할이 나뉘어 있어서 정부 평가는 대통령 지지율, 정치와 선거는 정당 지지율로 판단한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여론조사에서 가장 큰 특징은 단순 국정평가뿐만 아니라 선거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보다 우선한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는 그러한 현상이 더 심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과 선거 전략을 벤치마킹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 왜 대통령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우선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대통령실이 당에 대해 수직적 우위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정당 간 대결로는 정치적 승부가 날 수가 없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승부가 벌어지며 그래서 김건희 여사도 그 중심에 선다.

그럼 대통령 지지율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대통령은 소속 정당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정을 운영하여야 한다. 그러기에 대통령 지지율은 누구보다 더 잘하느냐로 상대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직 수행 그 자체에 대한 절대평가다. 이러한 대통령 지지율은 상대평가의 정당 지지율보다 높을 수밖에 없고 100%가 기준점이다.

실제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직후 가장 높았을 때 80%대에서 임기 말 가장 낮을 때는 10% 전후였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 임기 초 지지율이 60% 전후로 낮아지더니 윤석열 정부에서 50% 전후까지 낮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문재인 정부부터 한편에서는 국가나 국민보다는 진영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였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에서는 임기 말 낮은 지지율로 고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려다 지지층도 놓쳤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 중심의 통합 에너지보다는 진영 지지층 중심의 분열 에너지로 국정을 운영하였으며, 그 지지율 관리 목표치는 40%가 마지노선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럼 왜 40%인가?

첫 번째 이유는 대통령 레임덕 관리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서 레임덕 조짐, 20%대가 되면 레임덕 현상이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탄핵으로 들어선 정부이기에 태생적으로 50%대 이상 지지율을 유지 관리하기가 여의치 않았기에 그럴 바에는 레임덕을 막기 위한 40%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여진다.

두 번째 선거 전략 때문이다. 40%대만 유지하면 절대 선거에서 지지 않는다. 구도에 따라서 40%의 ± 변동 폭은 있을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20% 정도 부동층을 뺀 80%의 절반이다. 그래서 당을 수직적으로 장악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40%도 쉽지 않기에 마의 40%라 한다.

그럼 지금 판세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말해 대통령 지지율과 여야 정당 지지율에서 어느 하나 확실하게 40%를 넘지 못한다. 그러기에 여당은 총선 전까지 대통령 지지율이나 한동훈의 국민의힘 지지율을 40%로 끌어올려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직 평가나 당 지지율을 40%대까지 확보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특히나 여당과 현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진영 지지층 중심 40% 전략을 벤치마킹했다면 40%의 중요성이 더더욱 커진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은 심판론이 따르기 때문에 그렇다.

현재 여야는 국민 승리 목표인 50% 과반의 지지는 고사하고 선거 승리를 위한 40%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4월 10일에는 선거의 승패가 날 것이며 승리한 당과 당선인의 정치생명은 연명되겠지만, 국민의 승리는 될 수 없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평소 40%대의 민심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선거 결과는 누가 이기든 정치적 불투명성만 키우고, 남은 대통령 임기 3년 동안 차기 권력의 싸움판이 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정치 상황을 혼돈의 시대라 하고 암흑기가 될 것을 우려한다. 이는 달리 말해 결국 국민만 더 힘들어지고 국민이 국가를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