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2월,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표 사건'이 터졌다. 청와대 특별감찰관 문제가 계기였다는 설(說)이 확산됐다. 신 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별감찰관을 빨리 지명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며칠 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지만, 석연치 않았다. 특별감찰관은 문 대통령 임기 내내 공석이었다. 대통령 자녀들을 둘러싼 논란과 청와대 참모들의 비위 의혹이 잇따랐지만,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민주당 주도로 도입됐다. 당시 박범계 의원 등은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들의 권력형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며 특별감찰관법을 통과시켰다. 국회가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 및 대통령 4촌 이내의 친족, 대통령 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이다. 감찰 범위는 ▷부정 청탁 ▷금품 수수 ▷공금 횡령 및 유용 ▷공기업 및 공직 유관 단체와의 수의계약 등이다.
제도 시행 10년간 특별감찰관에 임명된 사람은 단 한 명이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이다. 이 감찰관은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 결과 유출 논란으로 2016년 9월 사퇴했다. 2017년 5월 문 정부가 들어섰지만,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특검 법안이 '총선용 여론 조작 목적'이란 이유를 들었다. 민심에 어긋난 결정이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부인 보호용'이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여론을 의식, 특별감찰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여야 합의로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지명하겠다는 것.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문 전 대통령도 임기 내내 이런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여야는 특별감찰관을 추천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는 국민의힘엔 총선 악재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큰 부담이다. 9일 국민의힘 중진 연석회의에서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해 특별감찰관과 함께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결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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