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낙연 신당’ 분열과 증오의 진영 정치 깨는 출발점 되기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탈당과 신당 창당을 예고한 가운데, 민주당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원욱·김종민·조응천·윤영찬 의원)도 이재명 대표가 10일까지 자신들이 요청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에 답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자신의 대표직 사퇴를 전제로 하는 통합 비대위 구성 등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현재 민주당에는 '당내 민주주의가 말살됐다. 숨을 쉴 수 없다.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당이 끌려다니고 있다. 팬덤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 등 비판 목소리가 높다. 이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또 이 전 대표 등이 창당하는 신당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민주당에서 더 많은 인사들이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전 대표가 한 달 전 신당 추진 가능성을 꺼냈을 때부터 민주당 지지층에서 '배신자' '야당 분열주의자' '노욕' 등 비판이 쏟아졌다. 신당 창당이 본격화되면 십자포화가 쏟아질 것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상태로는 민주당 내에서 입지는커녕 '배신자'로 낙인찍혀 돌아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선 분위기가 무르익고 야당 분열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최고점에 달할 무렵 '이낙연 신당'에 참여한 인사들이 민주당 공천 지분을 받아내고, 대승적 차원의 통합 이벤트를 펼치며 합당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등의 쇄신 요구와 탈당, 창당은 국회의원 자리 보전을 위한 얄팍한 전술에 불과했음을 실토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낙연 신당'이 민주당 탈당 인사들과 각자 신당을 추진 중인 양향자, 금태섭, 이준석 등과 '제3지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확장성을 갖춘 새로운 정당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제3지대 인물들을 포함하는 이른바 '이낙연 신당'이 극도의 분열과 증오만 남은 양대 정당 위주의 진영 정치에 균열을 내고 새바람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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