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 총통 선거 D-2] 전투기 띄우고 위협…양안 관계 긴장 최고조

중국 총통선거 앞 대만 압박 계속…"군용기 15대 포착"
중국, 친미 민진당 후보 공격도 "잘못되면 전쟁도 불사"
라이칭더 후보, "현 대만 총통 노선 따르겠다" 강한 의지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운데)가 3일 타이베이의 교차로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총통 선거를 열흘 앞둔 이날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가운데 앞선 조사에서는 라이 후보가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운데)가 3일 타이베이의 교차로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총통 선거를 열흘 앞둔 이날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가운데 앞선 조사에서는 라이 후보가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독립·친미 성향 후보냐, 친중 성향 후보냐.' 대만 총통 선거일(13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안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친중 후보 당선을 위해 군사적 위협을 하는가 하면 친미 성향 후보가 당선되면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압박했다. 반면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독립·친미 성향 집권당 후보는 현 대만 총통의 노선을 따르겠다는 강경 의지를 내비쳤다.

◆이틀새 중국 소속 군용기 15대 대만 위협

중국 소속 군용기의 대만 위협은 이어지고 있다. 대만의 자유시보는 11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5대와 군함 4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들 인민해방군 군용기 15대 가운데 윈(Y)-8 대잠 정찰기 1대와 윈-9 전자전기 1대는 각각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서남부 공역으로 진입한 뒤 중국 공역으로 돌아갔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와 함께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 53분부터 오후 2시20분 사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온 중국 풍선 3개를 탐지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온 이들 풍선 3개는 대만 공역을 2만3천∼2만5천 피트의 높이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했다.

앞서 대만군은 9일 오전 6시부터 10일 오전 6시 사이에도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8대와 군함 5척을 각각 포착한 바 있다. 또 9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온 중국의 풍선 1개가 대만 상공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탐지했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총통 후보가 4일 신베이시에서 선거 유세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는 오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연합뉴스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총통 후보가 4일 신베이시에서 선거 유세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는 오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연합뉴스

◆중국 친미성향 후보 비난 강도 높여

중국은 독립·친미 성향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라이칭더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11일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에 따르면 천빈화 대변인은 전날 밤 발표한 논평에서 "이른바 차이잉원 노선은 대만 독립 노선이자 대항 노선으로, 대만의 전쟁 위험과 사회 대립의 화근"이라며 "차이잉원 노선을 잇는 것은 대만을 평화와 번영에서 멀어지게 하고 전쟁과 쇠퇴에서 가깝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대변인은 라이 후보를 '고집스러운 대만 독립운동가'라고 칭한 뒤 "그가 집권하면 대만 독립 분열 활동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며 "라이칭더가 만들려는 이른바 '새로운 국면'은 대만해협을 격렬한 풍랑과 거친 파도의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 동포들이 민진당 독립노선의 위험성과 라이칭더에 의한 양안 대립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 번영과 발전의 국면을 창조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제2야당 대만민중당(민중당) 지지자들이 10일 지룽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청천백일만지홍기(청천백일기)와 민중당 깃발을 흔들고 있다. 오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는 친미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 친중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 등 3명이 출마했다. 연합뉴스
대만 제2야당 대만민중당(민중당) 지지자들이 10일 지룽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청천백일만지홍기(청천백일기)와 민중당 깃발을 흔들고 있다. 오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는 친미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 친중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 등 3명이 출마했다. 연합뉴스

◆라이칭더 후보, 현 대만 총통 노선 추구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독립·친미 성향 집권당 라이칭더 후보는 차이잉원 현 대만 총통의 노선에 따라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부총통인 라이칭더 총통 후보는 지난 9일 민진당이 북부 타이베이 국제회의센터(TICC)에서 개최한 국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라이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대해 '평화에 대한 이상은 있지만 환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이 총통의 안정적·실용적이며 일관된 양안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면서 전쟁에는 승리자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총통에 당선되면 중국과 대등·존엄의 원칙에 따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 후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며 주권이 없는 평화는 홍콩과 같은 거짓 평화라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의 추구는 침략자의 선의가 아닌 실력에 의해야 한다"면서 침략자의 선의는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대만 총통 선거에는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가 3파전을 펼치고 있다. 또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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