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웃고, 김민재는 울게 될까'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가 유럽 프로축구 겨울 이적 시장에서 또 한 번 웃었다. 골칫거리였던 센터백 에릭 다이어를 김민재가 뛰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보내는 데 성공해서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은 세간의 예상(매일신문 12일 자 18면 보도)대로 12일(한국 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던 다이어를 임대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임대 기간은 올해 6월까지다.

뮌헨은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영국인을 소개한다. 토마스 투헬 감독에 따르면 키 188㎝인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중앙 수비와 라이트백,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한다"고 덧붙였다.
뮌헨의 주전 센터백 둘 중 1명은 한국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 김민재.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한 데 이어 뮌헨에서 다시 한국인 동료와 호흡하게 됐다. 뮌헨에는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과 토트넘 공격을 이끌던 해리 케인이 주포로 활약 중이기도 하다.

뮌헨은 늘 분데스리가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강호. 다이어도 입단 소감에서 "드디어 꿈이 실현됐다. 뮌헨은 믿기지 않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팀이다. 모두의 '드림 클럽'에 입단하게 됐다"고 했다.
29살인 다이어는 토트넘에서만 364경기(13골 12도움)를 소화한 베테랑 수비수. 하지만 토트넘으로선 다이어가 전혀 아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제공권 싸움에 약했을 뿐 아니라 기본기와 수비 의지, 활동량과 속도가 부족하다는 평도 들었다.

'수비의 구멍' 신세를 면치 못하다 보니 새 사령탑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밖에 난 지도 오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수비선을 높이 끌어올려 상대를 압박하는 전술이 장기다. 이 전술에선 발이 빠르고 활동량이 많아 넓은 지역을 책임지는 센터백이 필수. 다이어가 버림받은 이유다.
주전 센터백 미키 판더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다이어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 대신 풀백 자원인 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로얄을 대체 센터백으로 쓸 정도다. 오죽하면 이번 이적 소식으로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최고의 감독'이란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토트넘도 센터백이 추가로 필요했다. 하지만 다이어와 함께하는 대신 제노아(이탈리아)의 '괴물 신예' 라두 드라구신을 잡았다. 투헬 뮌헨 감독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보강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문했고, 결국 다이어를 데려갔다.
토트넘 팬들의 염원은 이뤄졌다. 하지만 이로 인해 뮌헨 팬들이 자주 뒷목을 잡게 될 수 있다는 예상이 적지 않다. 한국 축구 팬들로서도 그리 반길 일만은 아니다. 손흥민에겐 호재이나 다이어와 함께해야 하는 뮌헨의 주전 센터백 김민재에겐 험난한 길이 될 수도 있다.

김민재와 함께 중앙을 지키는 수비수는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리흐트가 대체 자원이다. 이번 이적 전부터 투헬 뮌헨 감독이 얘기해온 대로라면 다이어는 중앙 수비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중앙 수비수로 이미 낙제점을 받은 상태. 그렇다고 넓은 시야, 많은 활동량, 투지가 필요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어울릴지도 의문이다. 공격 전개를 돕고 상대 공격을 차단, 수비수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분데스리가가 EPL에 비해 경기 속도가 느리다 해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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