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쓴 책이 e-book으로 출간? 대구시교육청 같e북 프로젝트 '눈길'

2021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같e북 프로젝트'
지금까지 192명의 학생·교사 e-book 작가 배출
지난해 12월 e-book 5편 출간돼

대구 동구에 있는 신아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대구 동구에 있는 신아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같e북 진로프로젝트' 활동의 일환으로 전자패드에 글을 쓰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그런 세상은 '책'도 변화시켰다. 요즘 아이들에게 '독서'란 종이책의 책장을 넘기는 것보다, 전자패드 화면을 '터치'하는 걸 의미한다. 변화하는 독서 환경에 따라 교육당국의 글쓰기 교육 정책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대구 지역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대구시교육청의 전자책(e-book) 쓰기 사업인 '같e북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연말에도 45명의 학생, 교사를 e-book작가로 탄생시킨 같e북 프로젝트를 알아본다.

◆내가 e-book 작가? '같e북 프로젝트'는 무엇?

같e북 프로젝트는 대구 지역 학생과 교사가 e-book을 출간할 수 있게 지원하는 서비스로, 에듀나비 누리집을 통해 글쓰기를 좋아하는 학생들의 지속적인 온라인 글쓰기를 지원하던 것에서 출발했다.

2021년부터는 공모를 거쳐 우수작을 선정하고, e-book 출간을 지원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 3년간 누적 14권의 같e북 전자책이 출간되고 총 192명의 학생·교사 e-book 작가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같e북 프로젝트의 가장 큰 매력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학생, 교사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를 다른 작가와 공유하고 결과물로 만들 수 있고 나아가 책을 출간하는 주인공도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웹 기반 저작 활동인 만큼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글쓰기 플랫폼에 접속해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친구 및 가족, 선생님과 그룹을 만들어 함께 글을 쓰며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꼭 e-book 출간으로 이어지진 못했더라도 작가 활동을 하며 형성한 글쓰기 습관과 자신만의 글을 한 편 완성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 그 자체로도 학생들에게 큰 자산이 된다.

이러한 효과에 힘입어 e-book 공모 신청 작가 수도 2021년 244명(교사 12명, 학생 232명)에 비해 지난해 457명(교사 40명, 학생 417명)으로 대폭 느는 등 인기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같e북 작가 신청 및 출간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대구교육포털(에듀나비) 같e북채널(https://url.kr/p3tqb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구는 똥구'의 표지
'시몽: 시 쓰며 꿈꾸는 몽글이'의 표지
'8살의 꿈나무'의 표지
'별나비들의 드림스토리'의 표지
'나누고 싶은 마음 한 조각'의 표지

◆따끈따끈 신작 같e북, 살짝 맛보기

지난해 공모에선 총 5편(초등부문 3편, 중고등부문 1편, 교사부문 1편)의 작품이 선정돼 12월 말 e-book으로 출간됐고, 이를 통해 45명의 학생과 교사가 e-book 작가로 탄생했다.

우수작 5편 중 방귀를 참지 못하는 동구가 같은 반 친구 채연이와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인 '동구는 똥구'(달산초 5학년 김나경 지음)가 초등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이어 소설 작가가 꿈인 초등학생의 생각을 담은 '8살의 꿈나무'(동천초 1학년 임지원 지음)와 초등학생들이 일상에서 지은 시를 엮어 만든 '시몽: 시 쓰며 꿈꾸는 몽글이'(비슬초 6학년 권지운 외 19명 지음-지도교사 권수진) 등 2편이 은상을 수상했다.

다양한 AI툴을 활용해 자신을 탐색하고 진로적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별나비들의 드림스토리'(신아중 1학년 김나현 외 17명 지음-지도교사 박태영)가 중고등부문 은상작을, 3명의 교사가 같e북이라는 매개를 토대로 학교 현장에서, 삶의 영역에서 느끼는 감동과 깨달음을 공유한 '나누고 싶은 마음 한 조각'(상인고 이후현, 비슬고 나현아, 경북대사대부고 김춘식 지음)이 교사부문 금상작을 각각 수상했다.

지난해 6학년 같은 반 친구들과 같e북 작가로 활동한 비슬초 조유진 학생은 "담임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1년 동안 시를 쓰면서 제 실력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며 "우리가 쓴 글이 은상을 받고 전자책으로까지 나오게 돼 너무 뿌듯하다"고 했다.

금상 수상작 '나누고 싶은 마음한 조각'의 공동저자인 상인고 이후현 교감은 "작고 소박하게 시작한 일이 출간으로 이어져 놀랍고 기쁘다"며 "2019년 2학년 교무실, 같은 테이블에서 만났지만 지금은 서로 떨어져 다른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데, '같e북'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 돼주었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올해는 나도 한 번 e-book 작가 도전?

같e북 서비스 작가 신청은 오는 3월 각 학교의 공문발송 및 대구교육포털(https://www.edunavi.kr)과 학교 누리집을 통해 같e북 작품공모 전까지 수시로 신청하면 된다.

'2024. 같e북 우수작품 공모'는 오는 8월 초~10월 중순으로 계획돼 있다. 심사를 거쳐 대상작으로 선정되면 e북으로 탄생할 수 있다. 대구미래교육연구원이 전자책 전문 출판사를 통해 책 제목과 스토리에 맞는 표지와 내지 디자인을 구성하고, ISBN(각 출판사가 출판한 각 도서에 붙이는 국제 표준 도서 번호)도 발행될 수 있게 돕는다. 전자책 규격에 맞는 EPUP, PDF 형식 등으로 제작도 해주는 등 시중 판매되는 도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도록 꼼꼼히 지원한다.

특히 시교육청은 올해는 학생들이 글쓰기를 좀 더 즐겁게 생활화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각자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같e북 서비스와 연계되는 교육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같e북 우수작품들은 2022년까진 대구교육포털(에듀나비)누리집과 교보문고에서만 탑재됐었는데, 지난해와 더불어 올해 출간될 같e북 우수작품이 게재될 인터넷 사이트는 예스24와 알라딘 서점 등으로 확대된다.

안병규 대구미래교육연구원 원장은 "올해도 5권의 같e북 전자책 작품을 출간 지원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해마다 작가로의 꿈을 가진 교사와 학생 누구나 전자책쓰기를 시작으로 출판을 경험할 수 있게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또한, 교사와 학생이 글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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