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푸른색을 의미하는 갑과 용을 뜻하는 진이 만나 청룡을 상징하는 육십간지의 41번째의 해이다.
청룡은 푸른색을 띈 상상의 용으로 백호,주작, 현무와 더불어 하늘의 사신 중 하나이며 동쪽을 지키는 방위신으로 여겨져왔다. 2024년 새해에는 동방의 진주인 우리나라가 청룡의 기운을 받아 좀 더 안정적이고 발전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한해를 시작한다.
새해 초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개정 경험생명표에서 2024년 현재 우리나라 성인 평균 수명이 남자는 86.3세, 여자는 90.7세로 5년전보다 약 2.2~2.8세 가량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경험생명표의 평균수명은 통계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국민생명표(2022년 기준 남자 79.9세, 여자 85.6세)보다 많다. 이는 보험회사가 보험 가입을 승낙할 때 건강진단이나 과거 병력 고지등을 참고함에 따라 생명보험 가입자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더 양호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바야흐로 진짜 100세 시대가 된 것 같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퇴행성 관절질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또한, 이에 대한 치료방법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관절염이 너무 심해서 환자 본인의 관절을 사용하기 어려울때 시행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그 역사도 오래되었지만 최근들어서는 많은 술자에 의해서 집도되어지고 있으며 또한, 시대적 경향에 따라 여러 보조장치를 이용한 인공관절수술도 많이 소개되고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쓰이고 있다.
오래전보다는 수술의 합병증도 줄어들고 회복기간 등도 점차적으로 짧아지고 있지만, 무분별한 수술과 숙련되지 않은 수술과정은 지양되어야 할것이다.
약 10여년 전 필자는 지역에서는 최초로 로보닥이라는 수술용 로봇을 이용하여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실시했다. 로봇과 컴퓨터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실수를 줄이고 안전할 것이라 기대했다. 일정부분은 기대에 부응한 면도 있었고 또 약간은 생각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 평소 필자가 해오던 절개보다 큰 절개가 필요했으며 로봇을 환자에 고정하고 동기화시키는 과정에서 만만찮은 시간이 소요, 상처부위의 장시간 노출에 따른 감염의 위험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과도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불편한 점도 있었다.
최근들어 전국적으로 또한 지역에서도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큰 유행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필자도 신형 수술용 로봇등을 시연해 보고 사용을 원하는 환자분들에 적용도 해봤는데 이전에 비해 모든 사양이 발전하였지만, 사실 아직까지 어떤 방법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명쾌한 답은 얻지 못하고 있다.
지금보다 젋었을땐 모든 일에 답이 있다고 생각했고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어리석다는 걸 요즘들어서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얼마전 지역의료 살리기와 이를 위한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설립을 국민을 위한다며 목이 터져라 외치던 정치인 중 한 분이 피습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 응급상황이 발생하여 지역병원 중 최고 권위있는 전문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피습지역(부산) 시민을 위해서인지 굳이 헬기를 동원하여 서울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는 뉴스를 접하니 지역에서 근무하는 의사로서 여러 연유로 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답이 없는 일들을 이것이 답이라고 주장하고, 머리 맞대고 풀어도 풀리지 않는 문제를 결국 자기를 위하면서 타인을 위한다며 혼자 풀어내는 능력. 이런 능력은 언제쯤이나 갖게 될까?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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