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차기 회장 선임 앞둔 포스코그룹, CEO후추위 이대로 괜찮나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비용 불법 집행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고 한다. 최정우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16명이 업무상 배임과 배임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다. 문제는 사외이사 7명 전원이 차기 회장 선임에 관여하는 CEO후보추천위원회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에 든 내부 인사 일부도 수사 대상이라고 한다.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이 염려되는 악재로 볼 수 있다.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있은 5박 7일 일정의 이사회를 향한 수사의 눈은 쪼개기 비용 처리 등에 집중된다. 그러나 이사회의 현지 활동 내역에 주목하는 여론의 눈이 더 매섭다. 일정 중 이사회는 하루면 충분했다. 현지 시찰과 관광 등에 든 과다한 비용이 비판의 도마에 오른 것이다. 식비, 골프비, 전세기 이용 등에 7억원 가까이 들었다. 하루 평균 숙박비가 1인당 100만원을 넘고, 식비에만 1억원을 지출했다니 '호화 이사회'라는 지적이 마땅해 보인다.

글로벌 기업의 이사회가 해외에서 열리는 건 어색하지 않다. 엄연히 캐나다에 자회사도 있다. 현지에서 진행되는 주요 사업에 대한 이사회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며 이사회의 해외 출장이 이례적이지 않다는 항변이 나오는 배경이다. CEO후추위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반박도 있다. 그럼에도 전체 맥락을 감안할 때 이사회를 빙자한 접대성 해외 투어라는 비판에 무리는 없어 보인다.

최정우 회장의 6년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구설에 오르는 소재가 잇따른다는 건 분명 부정적인 신호다. 최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는다지만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CEO후추위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지게 됐다. 일각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 선임에 최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후추위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사외이사들이 지난 6년간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있었지만 최근 정황을 보면 억측으로만 단정 짓기도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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