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 북한은 고체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어 고체추진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까지 성공했다고 주장, 우리군 당국은 북한의 기술적 진전을 파악·분석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교류를 강화하고 있어 우리의 기존 방위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공격수단 확보는 시간문제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북한이 지난 1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한때 음속의 10배 이상 속도(섭씨 20도 기준 시속 1만2천350㎞)로 비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우리 군의 긴장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 속도(시속 6천120㎞ 이상)로 날아갈 수 있고 추적과 요격이 어렵다는 점에서 무기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북한이 마하 10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성공하면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3로 요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구체적으로 한국과 괌 미군기지, 주일미군기지 등에 배치된 최신형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 요격탄의 속도는 마하 4∼5가량이다. 마하 10 이상으로 변칙 기동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PAC-3로 막아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늘에서 막을 수 없다면 북한이 도발징후를 보일 때 선제적으로 도발 원점을 타격해 북한의 공격시도를 궤멸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이 대응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연료 주입 단계 필요 없어 기습 공격이 가능한 고체연료를 에너지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KN-23'(이스칸데르), 'KN-24'(에이테큼스), 'KN-25'(초대형 방사포)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사거리 300∼1천㎞)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1천∼3천㎞)인 '북극성-2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5천500㎞ 이상)인 '화성-18형' 등이 있다.
북한이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가운데, 이번에는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까지 고체연료로의 전환을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다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투발수단인 미사일의 기습능력과 방공망 회피 능력을 높여가는 상황은 매우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점타격도 불가능하고 공중에서 요격도 안 되는 발사체에 핵탄두가 실린다면 상상 이상의 위협이 될 수 있어서다.
더욱이 북한의 이 같은 공격능력은 러시아와의 군사교류로 더욱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최선희 외무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정부 대표단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14일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북핵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군사영역 등 북-러간 다양한 분야 협력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면서 첨단무기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의 북한 전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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