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훔치고 유방암에 심장마비까지?…'폼페이의 저주' 뭐길래

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공원 소장 SNS에 한 여성이 폼페이에서 가져간 화산암을 돌려주며 보낸 사과 편지가 공개됐다. 엑스 캡처

이탈리아 남부 고대 도시 폼페이에서 화산암 파편을 가져간 여성이 저주에 걸린 것 같다며 사과 편지와 함께 돌을 돌려보냈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최근 한 여성이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공원 소장 앞으로 손으로 쓴 편지와 함께 화산암 파편을 소포로 보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여성은 "저주에 대해 몰랐다. 어떤 돌이라도 가져가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며 "1년 만에 유방암에 걸렸다. 나는 젊고 건강한 여성이며 의사들은 단지 '불운'이라고 말했다. 제발 사과를 받아달라"고 적었다.

추흐트리겔 소장은 SNS를 통해 이 사연을 소개한 뒤 "익명의 발신자에게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폐허가 된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는 16세기 이탈리아 수도 공사 중 처음 발견됐다. 18세기 중반부터 발굴이 본격화됐고 해마다 전 세계 관광객 수백만 명이 찾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다.

하지만 유물을 훔쳐가는 관광객들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다행히 훔친 유물을 스스로 반환하는 경우도 많아 이런 유물을 따로 전시하는 특별 전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죄책감으로 인해 유물을 반환하기도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폼페이의 저주'를 의심하며 돌려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0년 한 캐나다 관광객도 15년 전 폼페이에서 훔친 유물 때문에 저주에 걸린 것 같다며 모자이크 타일 2개와 암포라(항아리) 파편을 반환했다.

이 관광객은 그동안 유방암을 두 차례나 앓고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 악운이 끊이지 않았다며 "파괴된 땅에서 온 이 유물들은 부정적 에너지가 가득하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이 저주를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이것을 회수해주길 바라며 신의 용서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몇 년 전에는 폼페이에서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던 한 남성이 심장마비로 숨지기도 했다. 아내인 캐나다 여성이 폼페이에서 조각상을 훔쳤는데, 사망 당시 훔친 조각상이 남편의 여행 가방에 들어있어 '폼페이의 저주'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