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강조…수신제가(修身齊家) 몸소 실천한 대구 유림의 거목

최영호 (사)춘추회 부회장의 직전회장 고(故) 최상희 씨

춘추회지 편집위원 임명장 수여식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고(故) 최상희 전 춘추회 회장, 세 번째가 최영호 부회장. 춘추회 제공

최상희 전 (사)춘추회 회장님은 지난해 1월 17일 별세하셨습니다. 벌써 일주기(一週忌)가 지났습니다. 회장님은 저한테 여러 방면에 걸쳐 지도 편달을 해주셨습니다. 호가 상산(常山)이셨는데, 호처럼 언제나 든든한 큰 산이었습니다.

회장님은 문중의 어른이었습니다. 해마다 묘사 때가 다가오면 "아제, 올해 묘사장은 어떻게 하고, 헌관과 집례 대축은 어떻게 할 건고?"라며 전화로 하시던 말씀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경주최씨 광정공파 종친회 회장, 경주최씨 대구종친회 회장, 구회당 종중회장으로서 많은 종사 일을 하셨습니다.

회장님은 대구상고와 영남대 경영학과 대선배님입니다. 선배님은 영남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시고 영남대와 영진전문대 초빙교수로 4년간 후학들에게 강의를 하셨습니다. 특히 대구상고총동창회 회장과 영남대총동창회 부회장을 역임하시면서 모교 발전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회장님은 금융인의 대선배님입니다. 저가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대구은행에 들어갔을 때 회장님은 임원으로 계셨고, 대구은행 상무이사와 대동은행 전무이사를 역임하셨습니다. 그리고 서민지원금융기관인 우리캐피탈(주)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가 대기업에 인수될 때까지 3연임하면서 9년3개월 동안 경영하셨습니다. 전국의 지방 캐피탈이 모두 문을 닫았지만 우리캐피탈은 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살아남았습니다.

회장님은 대구 유림(儒林)의 중심이고 거목이었습니다. 회장님은 대구향교에 11년간 출입하셨으며 그중 6년 동안 수석장의로 활동했습니다. 당시 쓴 글들을 모아 '상산만록(常山漫錄)'과 '속 상산만록'이란 두꺼운 역사 기록서를 잇따라 출간해 많은 사람들에게 배부하셨습니다. 책속에는 선현들의 문헌과 축약된 자료들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어 만록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담수회 부회장도 오래도록 하셨고, (사)구향회 회장, (사)박약회에도 임원으로 활동을 하셨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어려운 때 2021년부터 유림단체인 (사)춘추회 제22대 회장을 맡아 2년간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100여 명에 불과하던 회원을 200여 명으로 두 배 늘리셨습니다. 유학을 이해하고 춘추회 이념에 동의하는 사람이면 적극 가입을 권유하셨습니다.

회장님은 이 시대의 진정한 선비이었습니다. 취미로 하는 서예는 전국 공모전에서 여러번 입상한 경력이 있고, 돌아가실 때까지 문인화 등 그림을 배우러 다녀셨습니다. 또 춘추회에 중용, 대학 강좌를 개설해서 공부를 하게 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 늘 강조하신 좋은 말이 있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입니다. 회장님은 아침저녁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말을 되풀이 뇌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지나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회장님은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몸소 실천하신 분입니다. 6남매의 장남으로서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인데도 불구하고, 동생들을 잘 지도편달해서 성공시켰습니다. 4남매 자녀들도 현재 장남은 일본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차남은 중앙지 중견 언론인으로, 따님 두 분은 의사와 변호사한테 출가시켜서 잘 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그리운 회장님! 선배님! 형님! 모든 것들이 본받고 싶은 것이었으나 지금은 그냥 그 때를 생각하며 그리움 속에 있습니다. 이제 이승에서 하신 일들은 접어놓으시고 저승에선 편히 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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