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회의원 정수 축소 등 한동훈 개혁안에 민주당 응답하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의원 수를 현행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인구 17만 명당 국회의원 1명으로 미국, 일본 등에 비해서는 의원 수가 많고,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대체로 적다. 국회의원 숫자가 단순히 많거나 적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우리나라 국회가 민생 현안은 뒷전이고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숫자가 많아서 정쟁만 늘어난다면 차라리 숫자를 줄이는 것이 합당하다.

국회의원 정수 감축은 비례성·대표성 축소 우려가 분명히 있다. 정치 신인과 소수당의 국회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거대 정당과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이 강화될 수도 있다. 그런 우려에도 국회의원을 확 줄여야 한다는 국민들이 많다. 의원들이 일은 제대로 안 하면서 각종 특권만 누리는 데 대한 준엄한 비판인 것이다.

한 위원장이 잇달아 정치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지만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답이 없다. 기껏 한다는 말이 "불체포 특권 포기와 대통령 거부권 제한 관련 개헌안을 함께 논의하자"(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것이다. 둘 다 '헌법 개정 사항'이지만 불체포 특권과 거부권을 같이 놓고 볼 수는 없다. 한 예로 민주당은 15일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6건을 단독 의결했다. 회의 일시와 안건, 위원 구성, 표결에 이르기까지 여야 합의 없는 독주였다. 이렇게 통과된 법률이 대통령의 재의 요구 없이 시행되어야 하는가. 의회 독재를 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반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국회의원이 곧바로 구속되지는 않는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절차가 남아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불체포 특권과 거부권을 함께 논의하자는 것은 결국 '정치 개혁'에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 비대위원장은 앞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 자신들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보궐선거 무공천을 정치 개혁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한동훈발' 개혁안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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