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coin(비트코인) 현물 현물상장지수(ETF)가 우리나라에 안착할 수 있을까.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국내 증권사의 '해외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가 위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미국 증권선물위원회(SEC)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11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 그동안 투기상품으로 지적받아온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된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에 최대 132조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미국 승인 소식이 알려진 후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지만, 다시 신중해진 모습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 지난 11일 뉴욕증시에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상품 거래가 시작됐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정보업체 런던거래소그룹(LSEG) 데이터를 인용해 이날 총 거래규모가 46억달러, 약 6조원에 달했다고 알렸다. 그야말로 대흥행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비트와이즈'가 설문을 실시한 결과, 비트코인 투자 의사가 있는 금융 자문가 중 88%는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를 택했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의 주가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수요가 비트코인 현물 ETF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나스닥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가 2024년 들어 24.53% 하락했다. 10일 151.29 달러였던 주가가 11일 141.16 달러, 12일에는 130.78 달러로 급락했다.
그동안 가상자산은 거래소만을 통해 투자가 가능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라는 제도권 상품을 통해 투자가 가능해지며, 정통 가상자산 거래소가 주도권을 잃는 모양새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투자 방법이 더 간편하다는 점도 거래소에게는 악재다. ETF는 거래소 거래 방식과는 다르게,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된다. 또 직접 투자에 조심스러운 초보자에게는 자산운용사 등을 통하는 방식이 더 매력적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은 존재한다. 월가의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SEC가 승인한 총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메릴린치, 에드워드존스, 노스웨스턴뮤추얼도 뱅가드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뱅가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기 전부터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꼬집으며, 장기적인 투자와는 맞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여전히 자금세탁, 범죄수익 등에 쓰일 수 있는 투기자산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유명 억만장자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도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미국 뉴스채널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오리어리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어떠한 가치도 없다"며 비트코인 자체를 보유하는 게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이유로는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자들이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오리어리는 "비트코인은 바로 매수할 수 있다"며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ETF를 살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오리어리는 SEC가 승인한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 중 2~3개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중 수수료가 높은 경우 1.50%에 이른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기준으로 볼 경우 거래소 수수료는 0.10%다.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후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혼재되고 있다. 초기라는 점에서 당분간은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ETF 기초가 되는 비트코인은 당분간 강세가 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우드' 아크인배스트 CEO는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 강세 전망치를 상향했다. 그는 "SEC 승인으로 강세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비트코인이 강세 시나리오에서 2030년까지 15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이전에는 100만 달러로 내다봤는데, 50% 상향한 것이다.
영국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 차티드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올해 말까지 1천억 달러(약 132조원)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로 유입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또 기관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2025년 말까지 20만 달러(약 2억6천만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다양한 입장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SEC 승인으로 인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가치가 더 올라간 것"이라며 "당분간 거래소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금융당국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거래소에게는 호재다. 만약 승인할 경우, 증권사와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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