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대구시내 대학병원 전공의 간 폭행 논란…피해자 "병원측 사건 무마 급급" 분통

피해자 "지속적인 폭언·폭행에 결국 병원 그만둬"
모욕죄·상해죄 등으로 고소…"문제제기 후 6개월 간 윤리위 안 열려" 울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대구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간에 심각한 폭언과 폭행이 벌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그만두고 퇴직한 A(32) 씨는 "4년 차 전공의 B(31) 씨가 2년차 전공의였던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폭언을 퍼붓고 폭행해 결국 병원을 사직했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전공의 선배 B씨는 지난 2022년 A 씨가 이 병원에서 전공의 1년차로 업무를 시작한 이후 줄곧 괴롭혔다고 한다. A 씨가 의대 본과 1학년에 편입한 편입생이라는 게 이유였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22년 9월 B씨의 선배 전공의 결혼식에 10분 가량 늦었다는 이유로 폭언과 함께 50시간 넘게 근무를 시켰다"고 했다.

또 환자의 정보가 기록된 차트에 환자의 경부 CT 촬영 여부가 기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너 같이 멍청하고 XXX같은 의사는 명찰 달고 다닐 자격이 없다'고 A씨를 모욕하고, 간호사와 환자가 보는 앞에서 A씨의 명찰을 떼서 던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A씨가 환자의 금식 시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수술이 2시간 지연되자 B씨가 의국에서 폭언을 하고 가혹 행위도 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지난해 7월 이 같은 사실을 병원 윤리위원회에 신고한데 이어, 8월 병원을 사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대구 남부경찰서에 B씨를 모욕죄와 상해죄 등으로 고소했다.

A씨는 "가해자가 3월에 전공의 과정을 끝내고 전문의가 돼 병원을 떠나면 병원이 처벌할 근거가 사라진다"면서 "이미 6개월 전에 문제제기를 했는데도 아직 윤리위원회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사건을 덮으려고 차일피일 미루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징계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서 B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징계를 내리기가 애매해지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기다리다 보니 늦어졌다"면서 "경찰 수사와 별도로 지난 18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B씨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은 다음달 중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B씨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