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봉화에 베트남 마을 있다

박현국 봉화군수

박현국 봉화군수
박현국 봉화군수

경북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 마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베트남 선조의 유적과 그 후손들이 살고 있는 국내 유일의 한국 속 베트남이다.

베트남 역사상 최초의 장기 집권 왕조였던 리 왕조의 후손 이용상이 고려에 귀화해 한국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됐고, 그의 둘째 아들인 이일청이 안동부사로 부임하면서 후손들이 봉화에 세거지를 이뤘다.

이용상의 14세손인 이장발은 임진왜란 때 참전해 장렬하게 전사했고 후손들은 그를 기리기 위해 봉성면 창평리에 충효당과 유허비를 건립했다.

베트남 최초의 장기 독립 왕조인 리 왕조는 베트남의 정신적 지주인 호찌민 주석이 생전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표할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이다.

봉화군은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국내 유일의 리 왕조 유적지 개발에 나선다. 한·베트남 우호 증진과 배트남 이주민들의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봉화군은 이곳에 사업비 2천억원을 투입해 리 왕조 유적지 정비, 교류의 길, 한-베 역사문화 콘텐츠 체험관, 공연장, 연수·숙박시설, 다문화국제학교, 진로연계센터 등을 조성하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충효당이 있는 역사지구에는 충효당 유적지 정비와 함께 못꼿사원, 리 태조 동상 등 역사적 시설을 조성한다. 문화교육지구는 한·베 역사문화 콘텐츠 체험관, 다문화국제학교, 진로연계센터, 호수공원, 수상공연장, 연수·숙박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휴양지구는 베트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다랑논 체험장, 연꽃 모양의 게스트하우스, 사당 및 정원이 들어서고, 교류의 길에는 탐방로, 수변정원, 수상가옥, 인도교 등이 세워진다.

한국과 베트남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국가 간 가장 높은 단계인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경상북도와는 공동으로 국가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연말 신규 사업으로 K-베트남 밸리 콘텐츠 육성 용역비 4억원을 지원했다.

베트남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봉화군은 지난해 9월 봉화송이한약우 축제 기간 중 베트남 리 왕조의 본류인 뜨선시와 국제 자매결연을 하고 사업 추진을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경북도와 베트남 박닌성과의 우호 협약 체결 당시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에 대한 성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의 면담을 통해 베트남 중앙정부 차원의 협조도 긍정적으로 받아냈다.

이러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국제 자매결연도시인 베트남 뜨선시와 우호 교류단 방문을 비롯해 학생·문화·예술 교류 등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특히, K-베트남 밸리 콘텐츠 육성에 베트남 측 자문단을 요청하는 등 사업의 구체화를 위해 베트남 중앙정부와의 소통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이 완성된다면 지방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경북 북부 지역의 관광 활성화는 물론 생활인구 저변 확대로 다시 부흥하는 지역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물론 이번 사업은 양 국가 간의 발전과 우의를 더 깊게 다지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이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민도 양국의 역사적 뿌리에 공감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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