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능이 끝나면 대학 진학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는 학생들 소식을 듣게 된다. 입시제도와 교육정책에 따라 잘 대처할수록 유리하며 진로에 있어 지름길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진학이다. 그러고 보면 나의 학창 시절도 진학에 초점을 맞췄고, 그런 관점에서 현재 내 아이 역시 시간을 알차게 보내길 바란다.
◆진로의 의미를 고려한 진로 교육
진로(Career)의 어원은 '수레가 길을 따라 굴러간다'는 의미의 라틴어 'Carro'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자에서도 '進路'란 말 그대로 '나아갈 길'을 의미한다. '진학'이라는 것이 외부 환경이나 조건에 맞춰야 하는 선택이라면, '진로'는 자신의 느낌, 가치관, 생활 양식에 따라 결정되며 열정과 열망이 큰 동기부여에 대한 것으로 진학보다는 좀 더 넓은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진로 교육은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에 대한 교육이다. 직업을 포함해 일생을 통해 갖게 되는 모든 활동과 경험,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특성 즉, 적성이나 흥미, 능력, 가치관 등에 맞는 일을 자각하고, 탐색하며, 준비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의미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진로 교육이 단순히 고교진학 또는 대학 진학 및 직업 선택에 한정되지 않으며, 미래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개인의 전 생애를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진로 목표를 세우게 하는 기초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자신의 꿈이 분명할수록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 힘들어도 극복하려는 의지가 생겨 즐겁게 할 수 있게 된다. 진로에 대한 학교 교육이 해야 할 일은 학생들의 다양한 잠재력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같은 진로를 탐색하고 꿈을 찾고 키우는 교육과정은 매우 의미 있는 교육 활동이라고 본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독서를 통하여 꿈을 찾고 키우는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로 수업을 통해 자아존중감 기르기
올해 진로 수업을 하면서 첫 수업 첫 활동으로 진로에 대한 개념을 학생들과 얘기했다. 이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직업', '장래 희망', 그리고 '꿈'이라는 단어다. 진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진학한 후 어른이 돼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것으로만 생각한다. 대부분 학생은 이를 넓혀 자신이 살아가고 싶은 삶의 방향이나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한 큰 그림, 즉 꿈에 대한 개념으로서 진로는 아직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진로를 결정할 때 자신에 대한 탐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나는 무슨 준비를 해야 하는지, 내게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 네 가지 질문을 한다.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일이나 활동, 직업 흥미, 직업적성, 직업 가치관, 자신의 성격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려면 주니어 커리어넷 사이트의 진로 흥미검사나 및 진로역량검사를 활용하거나 무료 MBTI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자신의 성격유형에 대해 알아보는 활동을 한다. 호기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면서 자신의 진로 설계를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물론 초등학교 단계에선 진로 계획을 세울 때 꿈이라는 넓은 개념보다 직업이라는 개념이 좀 더 쉽게 이해된다. 자신의 현재 위치를 바라보고, 직업 세계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의 조언은 참고하되, 자신의 개성이나 가치관을 고려해 스스로 진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최선임을 강조한다.
또한, 진로 계획은 언제든지 자신의 생각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담아야 한다. 아울러 계획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의지를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걸 택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역시 인생의 선배이자 부모로서 아이에게 도움을 줄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식물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가 다르듯, 우리 아이들도 저마다의 '꿈싹'을 틔우는 시기가 다르다. 오늘 그 싹을 보지 못했다고 실망하기보다 지금 내 자녀는 어떤 꿈싹을 갖고 있을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는 일이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하며 스스로를 반성한다.
교실전달자(초등교사, 짱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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