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모두 함께, 모두 온'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CES 2024에 학교 관리자들과 함께 참관했다. 이번 CES의 키워드는 단연 'AI'(인공지능)였다. AI는 가전, 모빌리티, 건강,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미래를 주도하는 강력한 힘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대화를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AI 기반 기기, 그림 그리기나 시 쓰기와 같은 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생성형 AI 로봇, 사용자의 필요와 취향에 맞춰 친구처럼 다가오는 로봇 등을 통해 생성형 AI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목격했다. 이러한 혁신은 AI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일상의 모든 면에서 융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는 이미 교육 현장의 대변혁을 가져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을 목표로 세계 최초로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AI가 보조 교사가 되어 개인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한다. 기존 교육이 '표준'과 '평균'을 중심으로 설계되고 실천되었다면 AI 교과서 도입은 AI 기술, 메타버스, 확장현실(XR) 등의 도움을 받아 '개인별 맞춤'과 '다양성'에 중점을 둔 차별화된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학습자 맞춤형 교육으로의 전환은 미래 교육의 중요한 키워드이며, 필수적인 방향이다.
2024 CES에서 확인된 'AI'와 '융합'의 시대는 교육계에 커다란 과제를 안겨 주고 있다. AI와 기술의 발전이 에듀테크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명백하지만, 단순히 에듀테크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학습자의 성장과 역량이 저절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AI 교과서를 통해 맞춤형 과제와 니즈를 해결하려는 학습자의 질문은 더욱 정돈되고 구조화되어야 한다.
또한 이를 고차원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거나 다른 영역과 연계시키려는 학습자의 창의적 역량이 길러져야 한다. 따라서 AI로 대변되는 초연결 시대를 대비하여 '어떠한 학습자를 기를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일 수밖에 없다.
대구교육청이 선도적으로 운영하는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과 이의 교육 핵심, 개념 중심의 탐구 학습과 생각의 힘을 길러나가는 교육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CES 참관 후, IB 교육과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네바다주 클락 카운티 소재 그린밸리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공립학교로서 30년 이상 IB 디플로마 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전 과목 디플로마 이수자 비율도 평균 95%에 이르는 IBDP 운영 경험이 많은 학교이다.
'The Bloody Chamber'라는 단편소설을 두고 문학적 장치 효과와 캐릭터 분석을 근거로 토론하는 국어 수업과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계 미국인 여성이 미국 군대에서 수행한 역할과 한계를 규명하는 세미나 수업 등을 참관하면서 미래 교육의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IB 프로그램처럼 개념 탐구를 통해 일반화된 원리를 습득하고, 이를 다른 맥락에서도 적용되고 발휘될 수 있는 전이 가능한 역량을 학습자가 갖도록 해주는 것이야말로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미래 교육의 방향이지 않겠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를 살아갈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AI 시대에 맞추어 우리가 길러야 할 학습자상을 정립하고, 그런 학습자를 기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 IB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며, 전국의 시·도교육청이 대구의 IB 교육 경험을 배우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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