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총선 코앞에 두고 한동훈 사퇴 요구라니, 망하기로 작정했나

윤석열 정부의 성패는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4월 총선을 코앞에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논란 대응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망하기로 작정한 것 같다.

이에 대한 국민적 비판을 의식한 듯 대통령실에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파국으로 가지 않을 것이며, 잘 수습하자는 기류가 많다"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어느 쪽에서 어떤 수습책을 내놓을 것인가'이다.

한 위원장은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며 윤 대통령의 '침묵'과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를 통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것을 보면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가 '기획에 의한 함정 몰카'라고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틀리지 않은 판단이다. 그렇다고 명품 백을 받고 즉각 돌려주지 않은 김 여사의 행위가 '정치적'으로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에 앞서 '감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이를 정확히 짚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해법은 윤 대통령이 내야 한다. 최대한 빠른 시점에 명품 백 수수 보도가 '기획 함정 몰카'임을 분명히 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사과하는 것이다. 여당 내 강성 '친윤' 의원은 "사과를 하는 순간 더불어민주당은 들개처럼 물어뜯을 것"이라고 했다.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걱정할 일이 아니다. 사과의 진정성이 느껴지면 국민은 오히려 지지를 보낼 것이다.

사과를 윤 대통령의 패배, 한 위원장의 승리라는 이분법으로 재단할 것은 더욱 아니다. 총선 승리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인다면 사과를 못 할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사과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윈-윈'하는 최선의 선택이다. 그게 아니고 한 위원장이 사퇴하는 사태로 이어지면 총선 패배는 보나마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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