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빛철도, 단순한 SOC 아냐…철도-항만-공항 연계 남부 거대 경제권 신호탄"

"균형발전 초석, 남부 거대 경제권 구축으로 수도권 일극주의 깨야"

영호남 숙원사업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 지난달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지난달 21일 대구 서구 상공에서 광주 방향으로 바라본 서대구역 모습. 달구벌의 대구의
영호남 숙원사업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 지난달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지난달 21일 대구 서구 상공에서 광주 방향으로 바라본 서대구역 모습. 달구벌의 대구의 '달'과 빛고을 광주의 '빛'을 따서 명명한 달빛고속철도는 서대구역을 출발해 고령, 합천 등을 거쳐 광주역까지 6개 광역시·도 10개 시·군·구를 경유하는 198.8㎞의 영호남 연결 철도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해 8월 헌정 사상 가장 많은 국회의원(261명)이 공동 발의한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영호남을 아우르는 남부권 시도민의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가 단순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아닌 '남부 거대 경제권'이라는 새로운 초광역권 태동의 마중물로 기대됨에도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반대하며 도를 넘는 '딴죽걸기'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23일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의 구현을 위한 범국가적 노력은 수도권 일극주의가 불러온 것"이라며 "지방시대 구현은 산업재배치를 통한 국토공간구조의 개혁이 원동력이다. 그 일환이 남부거대경제권 구축이며, 영호남을 아우르는 동서 교통축인 달빛철도와 대구경북신공항의 2030년 동시 개통과 개항으로 시너지를 대거 창출해 남부 거대 경제권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철수 광주연구원 매력도시연구실장도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달빛철도는 광주∼목포권과 경전선, 대구∼포항권과 동해선까지 연결 가능한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며 "달빛철도 연계를 통해 광양항, 포항 영일만항 등 항만 활성화와 무안공항 및 대구경북신공항 등 거점공항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빛철도가 경유하는 대구경북과 광주·전남북 지역 경제계도 영호남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지역균형발전의 축이 될 사업임에도 눈앞의 경제성만 내세워 선심성 SOC 사업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부 거대 경제권 모델. 대구정책연구원 제공
남부 거대 경제권 모델. 대구정책연구원 제공

이재경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지방 SOC 사업에 경제성을 따지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지금 예타 기준에 맞추려고 하면 SOC는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지방 소멸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경제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도 1967년 당시 야당 의원이었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수도권 언론이 반대하는 등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물류혁명을 이끌며 국내 산업지형을 완전히 바꿨다"며 "1968년 포항제철(포스코) 설립 당시에도 국내외 수많은 기관들이 회의적 시각을 보이며 반대했으나, 결국은 대한민국 수출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정치권도 이번이 21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회기로 예상되는 만큼 특별법 통과에 총력을 다할 태세다.

달빛철도 종착역(서대구역)을 지역구에 둔 김상훈 국회 기획재정위원장(대구 서구)은 " 지역 갈등을 극복하고 동서 화합을 이룬다는 정치적 의미를 넘어 국토 균형발전과 영호남 산업벨트 조성,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경제성 잣대만 들이대는 것은 '지방시대'라는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달빛철도가 지나는 고령을 지역구로 둔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고령성주칠곡)은 "법안 대표 발의자인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가 법안 통과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만큼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처리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