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의 갈등 사태가 극적인 봉합을 맞았다.
더 이상 갈등이 길어지면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국민의힘 안팎에서 높아진 데다, 한 위원장 사퇴 요구에 대한 여론이 대체로 우호적이지 않은 점도 이른 화해 배경으로 지목된다.
한 비대위원장은 23일 "대통령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변함이 전혀 없다"고 말해 갈등설이 사실상 봉합됐음을 시사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동시에 찾아 점검한 뒤 함께 열차를 타고 돌아온 서울역에서 한 말이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과)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고 길게 나눴다"고 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님에 대해서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게 변함이 전혀 없다"며 "대통령이나 저나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이 나라를 잘 되게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그거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대통령실과의 갈등이나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는 서로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보다 더 최선을 다해서 4월 10일에 국민의 선택을 받고 이 나라와 우리 국민들을 더 잘 살게 하는 길을 가고 싶다"고 했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에 한 위원장이 사퇴 거부로 맞서며 정면 충돌하던 모습과는 다른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천 화재 현장에서 만난 한 위원장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윤·한 갈등의 극적 타결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리만치 빠른 화해 분위기다.
여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여당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채 한 달도 안 된 데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정 갈등이 더 첨예화할 경우 공멸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이같은 조속한 갈등 봉합 배경으로 설명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갈등 상황을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으로 규정, 공세에 나선 점도 서둘러 갈등 봉합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도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갈등 양상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잘 수습이 되고 봉합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서도 "소통하는 과정에 조금씩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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