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 제54차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WEF) 연차총회의 주요 메시지다. WEF는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됐다. 다보스에서 열리면서 이른바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WEF는 전 세계 정치 지도자와 기업인 등 글로벌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WEF는 올해 54회째를 맞아 '신뢰 재구축'(Rebuilding Trust)을 주제로 경제계뿐 아니라 각국 정상급 60명을 포함 학계 유명 인사 등 28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요 의제로는 ▷분열된 세계에서 안보와 협력 달성 ▷새로운 시대의 성장과 일자리 ▷사회·경제를 이끌 동력으로서의 인공지능(AI) ▷기후‧자연‧에너지에 대한 장기 전략 등이 꼽혔다.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정보통신박람회(CES 2024)에서 AI가 집중 부각된 반면 지구촌의 포괄적 문제와 해법을 둘러싼 의제가 핫이슈로 고루 다루어진 게 두드러진다,
WEF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가 나왔는지 분야별로 살펴본다. 먼저 지난 2023년은 국제 분쟁이 많았던 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가자지구 분쟁 등 안보 위협이 컸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여러 지역에서 갈등은 세계 평화를 넘어서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없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특별연설을 통해 "각국이 경쟁은 잠시 접어두고, 인류 공동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국제 분쟁이 글로벌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방해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나 AI와 등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 분쟁을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특별연설에서 "세계가 '상호의존 시대의 전략적 경쟁' 시대에 있다"며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현명하고 대담한 결정을 내리면 평화와 안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전망 세션에서는 AI, 무역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미국 온라인 교육플랫폼 '코세라'의 제프 마지온칼다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와 관련해 "이 기술은 점점 더 개인화되는 학습으로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도록 도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냈다.
AI가 가져올 일자리 변화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결국 인력에 대한 AI 교육이 답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액센츄어'의 쥴리 스위트 CEO는 "미래의 인력이 AI 기술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IT 기업 '코드닷오알지' 창립자인 하디 파르토비 역시 "모든 사람에게 AI를 꼭 가르쳐야 하며, 일반인도 전문가에 버금가는 이해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알렸다.
글로벌 SNS 기업 메타의 닉 클레그 사장은 "AI 등 기술이 발전하는 것에 맞춰 정치적, 사회적, 윤리적 논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기술 발전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글로벌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자유로운 무역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자유 무역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경제 발전이 세계 안보와 무관치 않다고 봤다. 그는 "경제 발전이 있으면 번영이 오고, 번영이 있으면 안정이 오고, 안정이 있으면 궁극적으로 평화가 온다"며 글로벌 네트워크가 공동의 경제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 구축도 WEF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뜨거운 주제였다.
아제이 방가 국제부흥개발은행 총재는 '실존적 기후 위기' 중요성을 강조하며 "긴박감이 우리의 유일한 구세주"라며 기후위기에 대한 공동의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예스페로 브로딘 '이케아' CEO는 "자연과 자원의 고갈에 대응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기업의 도태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경제학자인 파티 비롤도 "에너지 효율성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는 기업은 경쟁력이 떨어지게 돼 있다"며 브로딘 CEO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기후 변화 위기가 결국 인류의 위기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바네사 케리 세계보건기구(WHO) 기후변화 및 보건 특사는 "기후 위기는 인간의 건강 위기와 같다"며 "질병, 경제적 파괴, 고통의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류학자 겸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은 지구를 집에 빗대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집을 우리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우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기후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스터 바이젯 보스톤컨설팅그룹 CEO는 "이상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뤽 트리앙글레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은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의 기후 행동 자금 조달을 지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평등은 커질 뿐이고 승자와 패자만 나눠지게 된다. 자금 조달 대상으로 전 세계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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