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대표적인 유령건물로 꼽히는 북구 복현동 골든프라자가 감정가보다 100억원 넘게 할인된 가격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탓에 올해도 새 주인 찾기가 어려워 보이자 공공이 나서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와 북구청 등에 따르면 골든프라자는 지난 1989년 건축 허가를 받은 지하 7층~지상 17층, 연면적 4만789㎡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이다. 당시 1994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자금난과 부실시공이 겹치면서 공정률 약 80% 상태에서 장기간 방치됐다.
죽은 건물을 살리려는 시도는 최근에도 있었다. 2018년 민간 시행사가 홍성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사업 재개를 시도한 것이다.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융자를 받아 사업 자금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찮으면서 사업은 다시 중단됐다. 현재도 건물 외관에는 '블루핀 복현SKY'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시행사, 시공사 모두 사업을 포기하면서 현재는 HUG가 단독 소유자로 등재됐다. 전 시행사에게 수백억원을 융자한 HUG는 사업비 회수를 위해 꾸준히 공매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첫 공매는 지난 2020년 12월에 최초 공매가 300억원으로 시작됐지만 모두 유찰됐다.
거듭된 유찰에 가격은 244억원으로 떨어졌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가장 최근 공매는 지난해 8월에 있었다. 최저 공매가 244억원에서 출발해 6회차까지 이어지며 189억원까지 내려갔지만 모두 유찰됐다.
유령건물이라는 오명과 까다로운 매수 조건은 새 주인 찾기를 더욱 어렵게 한다. HUG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건축법상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미완성 건물인 탓에 준공(사용검사)과 명도 책임이 모두 매수자에게 있다.
전 사업 시행자가 부담해야할 수억원에 달하는 상하수도 원인자부담금도 매수자가 부담해야 한다. 계약 체결 후 3개월 안에 모든 대금을 지급해야하는 점도 부담이다.
민간 건설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은 올해도 새 주인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이를 두고 공공이 나서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도 대구시와 북구청이 도시재생사업으로 골든프라자 3층을 매입해 청년일자리공간을 조성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HUG 관계자는 "현재는 공매 절차를 중단하고 처리 방안을 처음부터 재검토하고 있다"며 "매각가를 인하하거나 납부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선 현재 결정되진 않았지만 채권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적합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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