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 철수 협상 개시를 했고, 시리아에서는 철수 방안을 세웠다. 실제 미군 철군이 이뤄질 경우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부활로 중동 혼란은 물론 테러 확산의 우려도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리나 노마노우스키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에게 미군의 이라크 철수를 위한 대화 개시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은 무장단체의 공격이 먼저 멈춰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외무부도 "중요한 서한이 전달됐다"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시리아 및 대테러 전문가인 찰스 리스터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 가능성을 전했다.
미국은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의 상당한 지역을 점령했다가 쇠퇴한 IS 격퇴를 위해 80여개국과 국제연합군을 결성했다. 현재 미군 병력은 이라크에 약 2천500명, 시리아에 약 900명이 주둔 중이다.
이라크의 경우 미국은 2011년 이라크 전쟁을 끝내면서 현지 병력을 완전히 철수했지만, IS가 이라크의 군과 경찰이 무너진 틈을 타 세력을 확장하자 이라크의 요청을 받고 다시 파병했다.
미군 철수 검토 소식은 이라크에서 반미 감정과 미군 철수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중동 각지의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결집하고, 이라크에서도 친이란 민병대가 '이란의 작전기지' 역할을 하면서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상태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은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후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으로부터 150여차례 공격을 받았다.
애초 미국은 미국 적대세력이 더 대담해질 가능성 등을 우려해 철군 협상에 나서는 것을 꺼려왔으나 공격이 멈출 기미가 없고, 중동 내 상황이 확전 국면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미국의 계산법도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리스터 선임연구원은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의 재앙적인 결과와 올해 미 대선을 고려하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검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재 IS는 시리아 정권의 무관심을 틈타 세력을 시골에서 도시 지역으로 조용히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에서는 미군 철수 요구 목소리가 커지면서 IS가 활동 보폭을 넓힐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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