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중·토박이 영향력 막강…선거구 유지-분리 예의주시 [4·10 총선 격전지-안동예천]

권용수, 尹대통령인수위 경력…김명호, 3선 경북도의원 토박이
김의승, 서울 행정1부시장 경험…김형동, 재선의원 필요성 강조
안형진, 민생밀착형 정책 자신…정용채 ‘평범한 시민 대표’ 자처

안동예천 선거구는 전국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문중정치가 남아있는 곳이다. 경북도청 신도시 개발로 경북에서 가장 활력이 넘치는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4·10 총선에선 김형동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이에 맞서 같은 당 권용수·김명호·김의승·안형진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정용채 예비후보가 출마했다. (기사·사진 가나다순)

◆안동예천 발전 적임자는 누구

권용수 예비후보는 건국대 정치대학 학장 출신으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을 지냈다. 이에 윤석열 정부 대선공약 및 국정철학 정립에 참여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방화시대 안동예천의 발전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김명호 예비후보는 3선 경북도의원 출신으로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정책본부 지역소멸위기대응정책특별위원장과 대통령직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다. '토박이 주자'를 강조하는 김 예비후보는 이번 총선의 화두를 '지역소멸'로 규정, 이른바 서울공화국 중심의 발전전략을 혁파하기 위해 출마했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김의승 예비후보는 서울에서 공직생활을 하며 정책, 예산, 행정, 입법 등을 직·간접적으로 두루 경험했다. 지난해 말 퇴직 당시 안동예천 지역민의 요청과 지지에 힘입어 출마를 결심했다. 수도 서울의 1천만명을 대상으로 한 해 47조원의 예산을 운용한 전문성을 고향 발전을 위해 쓰겠다는 각오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형동 의원은 안동예천의 중단 없는 발전을 위해선 재선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KTX 안동~서울역 연장 운행 및 증편 ▷안동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안동댐 주변지역 환경영향평가 통과 등의 성과를 제22대 국회에서 연속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변호사 출신으로 만 43세 최연소인 안형진 예비후보는 방송과 기고를 통해 기성 정치권에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요구했음에도 변화가 없는 것에 한계를 느껴 출마를 결심했다. 2019년부터 지역에서 변호사 활동을 해오면서 거대담론적 공약이 아닌 민생 밀착형 정책이 준비돼 있다고 자신한다.

민주당 소속의 정용채 예비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선대위 경북지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차기 대선에서 재도전을 노리는 이재명 대표 당선에 기여하고자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공장 및 건설 현장 노동자를 거쳐 건설업체 대표까지 오른 이력을 바탕으로 '평범한 시민의 대표자'를 자처한다.

◆문중정치 영향력 여전

안동예천에서 국민의힘 공천 경쟁은 지난해 12월 김형동 의원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완전히 새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지역구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김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최근 이른바 한동훈 효과에 힘입어 김 의원의 지지세가 반등했다는 분석이다.

안동김씨인 김 의원은 안동권씨인 권대능 안동시체육회 상임부회장과 안동시의회 의장 출신의 김성진 전 경북도의원을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잠정 추대하는 등 재선 도전에 의욕적인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김의승 예비후보는 김광림 전 의원 지지세력을 규합하며 거세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김형동 의원과 김명호·안형진 예비후보 등 3명이 출마한 안동고 출신과 달리 유일한 경안고 출신 주자로서 동창회의 전폭적인 지원 사격도 받고 있다.

의성김씨인 김 예비후보는 그동안 안동김씨와 안동권씨의 안동 정치 과점(寡占)에서 소외된 진성이씨, 고성이씨, 경주이씨, 전주류씨, 하회류씨 등 유림에서도 지지를 얻고 있다고 자신한다. 아울러 지역 여론의 중요 축인 공직 사회에서도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의 행정 전문성에 큰 기대를 거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용수 예비후보는 2022년 안동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후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이번 총선을 준비해 왔다. 정치와 정책 전문성을 겸비한 것도 권 예비후보의 강점이다. 안동권씨 유일한 주자로 기본적인 지지세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안형진 예비후보는 참신함이 강점이다. 최근 출마 기자회견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잇따라 열며 이번 총선 완주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당파 싸움으로 눈총을 받던 기존 안동 정치를 탕평과 소통으로 극복하려는 자세에 대해 호평이 나온다는 전언이다.

김명호 예비후보는 3선 경북도의원 출신으로 지역에서 오랜 정당생활을 한 만큼, 고정 지지층이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경북도당 부위원장인 정용채 예비후보는 고정 야권 지지층 표심을 다지고 있다.

◆큰 이변 없으면 경선으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최근 경선을 원칙으로 하는 시스템 공천 제도를 발표하면서 안동예천 역시 큰 이변이 없으면 경선을 통해 본선 진출자를 가려낼 것으로 보인다. 안동예천은 직전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단수 추천 지역구로 지정돼 2연속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다만 1인의 경쟁력이 월등할 때엔 단수 추천이 가능할 수도 있다.

현역 김형동 의원이 경선에 진출할 경우 양자 또는 다자 경선이냐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릴 전망이다.

공관위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경쟁력(여론조사)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당 및 사회 기여도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주자들을 추려내 경선 진출자를 압축할 것으로 보인다.

황정근 당 중앙윤리위원장과 안병윤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의 출마 여부가 막판 변수다. 두 사람 모두 예천 출신으로 선거구가 조정될 경우 전격 출마를 결정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지난해 12월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는 기존 안동예천을 그대로 유지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확정된 안은 아닌 탓에 만약 선거구 재조정을 통해 예천이 안동에서 분리되면 선거전이 다른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채 예비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고향인 안동예천에서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22년 대선에서 이 대표의 안동 득표율은 29.1%로 대구경북에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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