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군마현, 시민단체 반대에도 오늘 '조선인 추도비' 철거 강행

내달 11일까지 철거 완료 방침…전문가 "역사 수정 조장 가능성" 우려

일본 군마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교도 연합뉴스]
일본 군마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교도 연합뉴스]

일본 군마현 당국이 시민단체 거센 반대에도 29일 현립 공원인 '군마의 숲'에 있는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강행에 나서 논란이다.

'군마의 숲 조선인 추도비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의 모임'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군마현은 이날 철거 작업을 개시해 내달 11일까지 끝마칠 계획이다. 군마현은 행정 대집행으로 철거를 마친 뒤 약 3천만엔(약 2억7천만원)의 비용도 추후 청구할 방침이라고 시민단체에 통보했다.

이 추도비는 일본 시민단체가 한반도와 일본 간 역사를 이해하고 양측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2004년 다카사키시 현립 공원 '군마의 숲'에 설치했다.

비석 앞면에는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는 문구가 한국어·일본어·영어로 적혔고, 뒷면에는 "조선인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의 사실을 깊이 반성,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한다"는 글이 새겨졌다.

군마현 당국은 2012년 추도비 앞에서 열린 추도제에서 참가자가 '강제연행'을 언급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고, 일본 최고재판소는 지자체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군마현은 '군마의 숲'에 있는 조선인 추도비를 지난달까지 철거해 달라고 시민단체에 요구했으나, 철거가 이뤄지지 않자 시민단체를 대신해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야마모토 이치타 군마현 지사는 비의 목적이 한일과 북일 우호라며 "(시민단체 측이) 위반 행위를 반복해 존재 자체가 정치적인 논쟁 대상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후지이 마사키 군마대 교수는 "비가 철거되면 결과적으로 역사 수정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조선인 추도 시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례가 다른 현에서도 있어서 철거가 나쁜 전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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