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 되는 지역만? 불문율 깬 쿠팡…전국 16곳으로 '쿠세권' 대폭 확장

사진=쿠팡 제공
사진=쿠팡 제공

쿠팡이 인구소멸 위험 지역을 포함한 비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넓혀가면서 '당일·새벽배송 혜택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만 누릴 수 있다'는 기존의 불문율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물류 인프라 확보에 수 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모세혈관같이 촘촘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라는 평가다.

◇ 쿠팡 당일·익일 로켓배송, 인구소멸 위험지역 진출...강원도 탄광촌도 서비스
쿠팡은 최근 수 년간 꾸준히 쿠세권을 확대해 가면서 인구 감소 위기에 놓인 도서산간 지역과 소도시까지 로켓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29일 밝혔다. 쿠팡은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관심 지역 포함)인 강원 강릉·동해·삼척과 경남 통영·사천, 경북 안동·영천·영주·경주,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충남 공주·논산·보령·예산, 경기 가평 등 16곳으로 쿠세권을 확대했다. 또 경남 거제·진주와 전남 순천·여수·목포·나주, 충북 음성·증평·진천 등 지방의 여러 시군구 지역에서도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읍면동 단위로 계속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이 가운데 여러 지역에서 익일 배송뿐 아니라 당일 및 새벽배송이 시행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태백산맥 고봉들로 둘러 쌓인 도계읍은 다양한 생필품과 식품을 수시로 구하기에 불편이 컸다. 1970년대만 해도 인구가 5만명에 육박한 탄광촌이었지만 탈석탄 정책의 영향으로 최근 인구는 9000명대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로켓배송 진출로 한달 고객 주문 건수가 5000건에 이르며 지역에 활기가 돋고 있다. 8살 자녀를 둔 도계읍 주민 강선희(31)씨는 "쿠팡이 들어오기 전엔 차를 타고 1시간가량 달려 강릉이나 삼척 등 도심으로 나가 장을 봐야 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사라졌다"며 "어린 자녀를 위한 장난감부터 생활필수품과 먹거리를 쿠팡에서 구한다"고 말했다.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에 촘촘한 물류망을 구축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2021년 미국 증시 상장 이후 2년간(2021~2022년) 약 2조3000억원(19억달러)을 미국 시장에서 조달해 한국에 투자했다. 쿠팡이 미국에서 조달해 2년간 한국에 투자한 19억달러는 같은 기간 미국이 한국에 투자한 전체 외국인 직접 투자액(54억6100만달러)의 35%에 이른다.

사진=쿠팡 제공
사진=쿠팡 제공

◇ "빠른 당일·익일배송은 수도권만 가능" 편견 깨트렸다
물류업계에서는 오랫동안 '당일·새벽배송 혜택은 수도권에서만 누릴 수 있다'는 불문율이 있었는데 쿠팡이 로켓배송 권역을 확장하면서 이 같은 불문율이 깨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최근 수년간 쿠세권을 넓힌 지역은 전국 260개 시군구 가운데 강원도·제주도 등 182곳에 달한다. 2년 전과 비교해 60여개 이상의 지역이 쿠세권으로 추가된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은 당일 익일배송뿐 아니라, 익일 오전 7시까지 신선식품 등을 배송하는 새벽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쿠팡의 지방 확대 전략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입장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수도권과 대도시 주민들은 쿠팡,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업체를 통해서 새벽 배송이 일상화되어 있지만, 지방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현실"(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라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실제로 쿠팡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에도 빠른 배송 혜택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 비용 등이 높아 유동인구가 많은 대도시 지역에만 빠른 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하다는 편견과 달리 쿠팡이 전국 30개 지역·100여개 이상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쿠팡이 지역 곳곳에 빠른 배송을 늘리면서 기존의 당일·새벽배송의 관행을 깨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방 물류 확대를 위해 입출고와 배송 분야만 전국 5만 여명의 인력을 물류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위한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전문 물류센터도 다수 운영 중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쿠팡의 전국 물류망 구축은 기존에 수도권에 국한됐던 로켓배송 혜택을 소외된 지방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